하주석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한화 1위 추격 이끌 줄이야…후반기 타율 .358 대반전 "나만의 것 만들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9.14 10: 43

시즌 전만 해도 이런 그림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겨울 FA 찬바람을 맞고 2군에서 시작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31)이 대반전을 쓰고 있다. 후반기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하며 한화의 1위 추격을 이끌고 있다. 
하주석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를 신청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이라 운신의 폭이 좁았고, 같은 유격수 포지션의 심우준을 영입한 한화도 하주석과 재계약에 미온적이었다. 사인&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원하는 팀이 없었다. 최근 2년간 크고 작은 이슈와 부상 악재 속에 성적이 떨어졌고,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1년 최대 1억1000만원 헐값에 FA 계약하며 한화에 남은 하주석은 1군 스프링캠프에 제외됐다. 시범경기 때 1군에 올라왔지만 2군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4월초 1군 콜업을 받았지만 17일 만에 다시 2군행. 시련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는가 싶었지만 하주석은 포기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4할대(.404) 타율로 타격감을 유지했고, 심우준의 사구 부상으로 5월 중순 다시 1군에 콜업됐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폰세, 키움은 하영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5회말 2사 1,3루에서 한화 하주석이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5.09.13 /sunday@osen.co.kr

이 기회를 하주석은 놓치지 않았다. 심우준이 빠진 사이 주전 유격수로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2번 타순에서 공격 활로를 뚫기도 했다. 한 달 반이 흘러 심우준이 돌아왔지만 하주석은 1군에 계속 남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하주석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2루수로 활용 폭을 넓혔다. 하주석은 2루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며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뛰었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폰세, 키움은 하영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5회말 2사 1,3루에서 한화 하주석이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고 있다. 2025.09.13 /sunday@osen.co.kr
올 시즌 85경기 타율 3할1푼4리(242타수 76안타) 4홈런 26타점 OPS .779. 특히 후반기 37경기 타율 3할5푼8리(106타수 38안타) 2홈런 14타점 OPS .876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 100타석 이상 타자 중 타율 전체 10위로 한화 팀 내 1위.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 4할8푼6리(37타수 18안타) 2홈런 7타점 OPS 1.230으로 폭발하며 한화의 1위 LG 추격를 이끌고 있다. 김경문 감독도 하주석에 대해 “초반에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본인이 많이 노력한 게 그라운드에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13일 대전 키움전에도 하주석은 타자 일순한 5회 좌전 안타와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더니 9-5로 추격당한 7회 쐐기 솔로 홈런도 폭발했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를 남겨둔 채 8회 마지막 타석에 나온 하주석은 볼넷을 얻었다.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4출루 활약으로 한화의 10-5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하주석은 사이클링 히트 도전에 대해 “아깝지만 (6구째 직구) 너무 높아서 칠 수 없는 공이었다.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며 타격 상승세에 대해 “배트 무게가 아니라 스타일을 바꿨다. 원래 배트 헤드에 (무게가) 많이 있는 걸로 쳤는데 (채)은성이 형이 준 뭉툭한 배트로 쳐보니 느낌이 괜찮더라. 요즘 그 배트에 푹 빠져있는데 계속 좋은 타구들이 나온다. 은성이 형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폰세, 키움은 하영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7회말 무사에서 한화 하주석이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5.09.13 /sunday@osen.co.kr
규정타석은 아니지만 100타석 이상 기준 커리어 첫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통산 타율 2할6푼9리인 하주석은 규정타석 기준으로는 2017년 2할8푼5리가 개인 최고 타율이었다. 하주석도 “3할 타율도 기분이 좋지만 타격하는 데 있어 나만의 것이 만들어진 부분이 긍정적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루 수비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는 “2루는 유격수보다 공을 던지는 거리가 가까워서 타구를 잡을 때 앞바운드가 안 맞으면 빨리 뒤로 빠질 수 있어 편한 부분도 있다. 각 포지션에 맞는 매력들이 다 있는 것 같다. 후배들과 즐겁게 경쟁하며 다 같이 잘할 수 있게끔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12년 한화 입단 후 2018년 딱 한 번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하주석은 7년 만에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에 나간 2018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현 키움)에 1승3패로 업셋을 당하며 4경기로 끝났다.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은 “짧은 가을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남은 경기 부상 없이 더 많은 승수를 쌓아 가을야구까지 연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한화는 폰세, 키움은 하영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7회말 무사에서 한화 하주석이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환호하고 있다. 2025.09.13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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