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사건, 미친 하루였다!" 헹크 단장 '오피셜' 공식입장 공개..."10년 동안 한 번도 못 겪은 일→어쨌든 OH 남아서 기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9.14 06: 07

오현규(24, KRC 헹크)의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막판에 무산된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디미트리 드 콩데 헹크 디렉터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헹크는 1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콩데 디렉터와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구단 콘텐츠인 '테크 토크'를 통해 최근 마감된 여름 이적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역시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 이적 취소였다. 그는 올여름 분데스리가슈투트가르트 입단을 앞두고 있었다. 헹크도 원래는 오현규를 주전 공격수로 낙점했지만, 슈투트가르트가 제시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거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현규의 빅리그 입성은 이적시장 마감 직전 갑자기 무산됐다. 그가 슈투트가르트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던 도중 문제가 발생한 것. 표면적 이유는 오현규의 십자인대 부상이었다. 그는 약 9년 전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고, 이로 인해 한쪽 십자인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벨기에와 독일 언론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측에서 이적료를 800만 유로(약 130억 원) 낮추려 했고, 임대까지 제안한 게 이적이 취소된 결정적 원인이었다. 당연히 헹크는 슈투트가르트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다. 헹크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 1년간 오현규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등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왔기 때문.
헹크 측은 슈투트가르트가 현장에서 갑자기 협상을 깼다며 황당해했다. 콩데 디렉터는 "내가 이 직책을 맡은 뒤 10년 동안 겪은 일 중에서 가장 극단적이었다"라며 "그날 오현규를 출전시키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다. 큰 스트레스가 발생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독일 측에서 슈투트가르트의 이적료가 우리가 제안받았던 것보다 낮다는 소식을 접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뒤 흑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 사본을 보냈다. 기분이 매우 이상했다"라며 "게다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슈투트가르트는 합의 후에도 이적료를 깎으려 시도했다. 그런 압박 방식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오현규는 헹크 잔류가 확정된 뒤 대표팀에 합류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다 지나간 일이다. 좌절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며 "무척 실망스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아 더 강해진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내가 더 강해져야 한다. 난 고등학교 이후 단 한 번도 무릎에 문제가 없었다"라고 씩씩하게 다짐했다.
콩데 디렉터는 벨기에 'HBVL'과 인터뷰에서 더 자새한 내막을 밝혔다. 그는 "오현규 사건은 내가 헹크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한 번도 못 겪어본 일이었다. 미친 하루였다. 슈투트가르트가 2800만 유로를 제안했고, 오현규의 출전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고, 결국 그를 부상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헹크는 오현규의 대체자로 요시프 에바리 영입까지 동시에 처리하고 있었기에 더욱 정신이 없었다. 콩데 디렉터는 "정말 스트레스가 컸다. 슈투트가르트가 급박하게 움직이면서 에라비 영입도 조정해야 했다. 그는 처음엔 이적을 꺼렸다. 주전 보장을 원하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우리가 두 명의 공격수를 모두 팔 거라고 말하자 결국 오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현규의 이적은 한순간에 엎어졌다. 콩데 디렉터는 "그러던 중 오현규의 이적이 무산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미 에라비는 가족 전체와 함께 헹크에 와 있었고, 오현규의 등번호인 9번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라며 "그러나 에라비는 여전히 계약을 원했고, 공정한 기회만 달라고 했다. 난 그에게 큰 존경심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슈튜트가르트의 일 처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오현규 사가는 옳지 않다. 그들의 행동과 소통 방식, 메디컬 테스트 관련 이야기까지 프로답지 못했다. 이 부분은 슈투투가르트 측에도 분명히 전달했다"라며 "어쨌든 난 디렉터로서 오현규가 여전히 우리 팀 선수라는 사실에 기쁘다. 그는 쉽게 골을 넣을 줄 아는 아주 뛰어난 공격수"라고 말했다.
한편 오현규는 지난 10일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멕시코의 골망을 가르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이날 그는 후반 10분 수비를 이겨내고 머리로 공을 떨궈주며 손흥민의 동점골을 도왔고, 후반 30분엔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직접 역전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아쉽게도 추가시간 실점하며 2-2로 비겼으나 1골 1도움을 올린 오현규의 활약은 돋보였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득점 후 펼친 세리머니였다. 오현규는 골망을 가른 뒤 자신의 무릎을 가리켰고, 두 팔을 벌려 '십자인대? 뭐가 문제야?'라고 묻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경기 후 특정 팀을 저격한 건 아니라며 "무릎이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으나 어느 정도는 슈투트가르트를 향한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본 헹크도 놓치지 않고 슈투트가르트에 한 방 먹였다. 헹크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현규의 슈팅 사진을 올리며 "오현규 vs 메디컬 테스트, 1-0 승리. 그는 한 골을 넣었고,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하며 멕시코를 상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라고 적었다. 대놓고 슈투트가르트를 저격한 것.
그러자 독일 '빌트'는 "메디컬 테스트 불합격 그 후, 벨기에 클럽 헹크가 슈투트가르트를 조롱했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은 이 발언에 웃을 수 있을까?"라고 주목하며 "결국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를 영입해야 했을까? 그들은 재정 면에서 신중했고,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오현규의 몸 상태가 좋다는 사실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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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옵타, 헹크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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