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릴리쉬(30)가 동료 키어넌 듀스버리 홀(27, 이상 에버튼)로부터 깜짝 생일 선물을 건네받았다. 선물은 바로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 트로피였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12일(한국시간) "그릴리쉬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보여준 반응은 올 시즌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같은 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버튼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윙어 그릴리쉬가 8월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그는 2025년 8월 EA SPORTS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며 생애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그릴리쉬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임대된 뒤 에버튼에서 놀라운 첫 한 달을 보냈다. 이번 주 만 30세가 된 그는 8월 프리미어리그 최다 어시스트(4개)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선수들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그릴리쉬는 단 두 경기에서 도움 4개를 올렸다. 그는 브라이튼전에서 두 골을 어시스트하며 에버튼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울버햄튼전에서도 두 골을 더 어시스트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 덕분에 에버튼은 리그 5위에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그릴리쉬는 올여름 맨시티를 떠나 임대로 에버튼에 합류했다. 맨시티에서 벤치만 지킨 끝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그는 과거 아스톤 빌라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뛰었던 만큼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릴리쉬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그는 선발 데뷔전이었던 브라이튼을 상대로 2도움을 올리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고, 울버햄튼전에서도 동료의 골을 두 차례나 도왔다.
새 역사까지 탄생했다. 프리미어리그는 "그릴리쉬는 2020년 9월 도미닉 칼버트르윈 이후로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최초의 에버튼 선수"라며 "그는 에버튼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2경기 연속 '멀티 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친정팀 빌라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경기 연속 2골 이상을 어시스트하는 선수가 될 기회를 잡았다"라고 전했다.
에버튼 임대가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릴리쉬는 무려 1억 파운드(약 189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빌라를 떠나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이었던 만큼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그릴리쉬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심지어 만취한 모습이 자주 포착되며 '주정뱅이'라는 비판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그는 통산 157경기 17골 23도움으로 맨시티 생활을 잠시 일단락했다.
하지만 에버튼에선 4경기 4도움을 기록 중인 그릴리쉬. 그는 "이 멋진 클럽에서 보낸 첫 달에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돼 기쁘다! 환영해 주신 토피스(에버튼 애칭) 팬 여러분, 감사드린다. 우리는 계속 노력할 거다. 모두들 내일 뵙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듀스버리홀이 "생일인 걸 알고,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뭔지 알 거 같다.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바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이라며 그릴리쉬에게 깜짝 선물로 트로피를 건넸다. 그러자 그릴리쉬는 감동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 날 짜증 나게 하려는 줄 알았다. 할 말이 없네"라며 미소 지었다.
그릴리쉬의 맹활약에는 숨겨진 노력이 있었다. 듀스버리홀은 "내가 알아차린 한 가지는 그릴리쉬가 매일 훈련에 가장 먼저 나타나고, 가장 늦게 나가는 선수라는 점이다. 그는 언제나 회복에 집중하고, 제대로 훈련을 하고, 얼음찜질과 마사지를 받으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하다. 이번 주에 3경기나 뛴 것도 그릴리쉬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그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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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 바이블,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ESPN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