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헹크가 슈투트 조롱했다"..'현장 네고'에 당한 오현규, 원더골로 시원한 복수→獨 빌트도 시선 집중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9.13 11: 36

오현규(24)와 KRC 헹크가 상도덕을 저버린 슈투트가르트에 제대로 한 방 먹였다.
독일 '빌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메디컬 테스트 불합격 그 후, 벨기에 클럽 헹크가 슈투트가르트를 조롱했다. 제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은 이 발언에 웃을 수 있을까? 오현규의 이적은 마감일 당일에 무산됐다. 이제 헹크는 슈투트가르트를 조롱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리는 9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후반전 손흥민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다잡은 승리를 놓친 점은 아쉽지만, 오현규의 활약이 빛났다. 그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이 넣은 두 골에 모두 직접 관여했다. 오현규는 후반 10분 수비를 이겨내고 머리로 공을 떨궈주며 손흥민의 동점골을 도왔고, 후반 30분엔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직접 역전골을 터트렸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득점 후 펼친 세리머니였다. 오현규는 골망을 가른 뒤 자신의 무릎을 가리켰고, 두 팔을 벌려 '십자인대? 뭐가 문제야?'라고 묻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경기 후 특정 팀을 저격한 건 아니라며 "무릎이 건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으나 어느 정도는 슈투트가르트를 향한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헹크도 가만있지 않았다. 헹크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현규의 슈팅 사진을 올리며 "오현규 vs 메디컬 테스트, 1-0 승리. 그는 한 골을 넣었고, 어시스트도 하나 기록하며 멕시코를 상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라고 적었다. 대놓고 슈투트가르트를 저격한 것.
이는 슈투트가르트가 이례적으로 오현규 영입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오현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슈투트가르트 입단을 앞두고 있었다. 헹크도 원래는 오현규를 주전 공격수로 낙점했지만, 2800만 유로(약 455억 원)에 달하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현규의 빅리그 입성은 이적시장 마감 직전 갑자기 무산됐다. 그가 슈투트가르트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던 도중 문제가 발생한 것. 표면적 이유는 오현규의 십자인대 부상이었다. 그는 약 9년 전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고, 이로 인해 한쪽 십자인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벨기에와 독일 언론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측에서 이적료를 800만 유로(약 130억 원) 낮추려 했고, 임대까지 제안한 게 이적이 취소된 결정적 원인이었다. 당연히 헹크는 슈투트가르트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다. 헹크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 1년간 오현규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등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왔기 때문.
헹크 측은 슈투트가르트가 현장에서 갑자기 협상을 깼다며 황당해했다. 디미트리 드 콩테 디렉터는 "슈투트가르트는 합의 후에도 이적료를 깎으려 시도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빌미로 압박하는 방식은 이해할 수 없었다. 10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프로다운 협상이 아니었다"라고 꼬집었다. 후크 후이버그스 CEO 역시 "슈투트가르트가 다시 협상하려고 했다.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결국 헹크 잔류가 확정된 뒤 대표팀에 합류한 오현규. 그는 "다 지나간 일이다. 좌절하거나 슬픔에 빠지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며 "무척 실망스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아 더 강해진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내가 더 강해져야 한다. 난 고등학교 이후 단 한 번도 무릎에 문제가 없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멕시코전 득점으로 이를 증명했다.
빌트도 오현규의 활약에 주목했다. 매체는 "현재 오현규는 몸 상태가 좋지만, 슈투트가르트는 그의 9년 전 십자인대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부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라며 "하지만 오현규는 한국 대표팀에서 자신의 몸 상태가 얼마나 좋은지 보여줬다. 그는 멕시코전에서 인상적인 1골 1도움을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이 때문에 헹크조차 슈투트가르트를 조롱하고 있다. 결국 슈투트가르트가 그를 영입해야 했을까? 그들은 재정 면에서 신중했고,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오현규의 몸 상태가 좋다는 사실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라며 "오현규의 향후 발전은 슈투트가르트에서도 확실히 지켜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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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옵타, 헹크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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