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진영(28)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진영은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1회 수비 도중에 교체됐다. 롯데 1번 타자 한태양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으려는 과정에서 스텝이 꼬였고, 그대로 넘어지면서 왼쪽 어깨를 다친 것이다. 뒤로 빠진 타구를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가 쫓아가 처리한 사이 한태양이 3루까지 갔다.
이진영의 타구 판단이 썩 좋진 않았다. 타구를 잡으려고 생각했는지 첫발을 앞쪽으로 뗐다가 방향 전환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스텝이 꼬여 크게 넘어졌다. 땅에 부딪친 어깨에 통증이 심했는지 뒤로 빠진 타구를 쫓아갈 엄두도 못 내면서 고통스러워했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이진영은 어깨를 부여잡은 채 일어섰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양팔을 들고 덕아웃에 들어오라는 사인을 보냈고, 김태연이 우익수 자리에 대수비로 들어갔다. 우천 취소된 12일 대전 키움전도 한화 라인업에 이진영의 이름이 없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 보니까 괜찮더라. 훈련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며 “처음에는 (넘어진 뒤) 공을 못 쫓아가길래 다리가 어떻게 된 줄 알았다. 그라운드의 잔디 상태가 조금 안 좋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 말대로 이날 사직구장 야구장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진영이 오른발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잔디가 움푹 파여 미끄러졌고, 균형을 잃은 채 크게 넘어졌다. 그 전날(9일) 비가 내린 영향으로 잔디 뿌리가 약해져 있었다.

여름철 장마와 가뭄, 아열대로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서 최근 몇 년간 이맘때면 우리나라 대부분 야구장의 잔디가 죽어있다. 관리가 유난히 안 된 구장들은 내야가 맨땅처럼 드러난 곳도 보인다. 선수들도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환경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다행히 이진영은 크게 다치지 않아서 운이 좋았다. 김 감독은 “큰 부상이 아니라 다행이다. 오늘도 주요 타이밍에 대타로 준비시킬 생각이다”며 “지금 9월이고, 곧 있으면 10월이 되는데 부상을 막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을야구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한 시즌 고생한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
이진영은 올 시즌 103경기 타율 2할8푼(300타수 84안타) 9홈런 38타점 OPS .769를 기록 중인 주전급 외야수. 2023년(10개)에 이어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에 1개만 남겨두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745로 타격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한 방이 있는 타자라 가을야구에서도 분위기를 바꾸는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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