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달리 방도가 없다. 접전의 흐름이라면 지고 있더라도 필승조가 매 경기 출격해야 한다. 기적이 필요한 롯데의 2025년 운명은 앞으로 치를 3경기에 달려있다.
롯데는 지난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3,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5연패를 겨우 탈출하며 다시 5할 승률 승패마진 -1을 만들었다. 여전히 순위는 6위. 같은 시각 5위 삼성이 3위 SSG에 4-8로 패하면서 승차가 다시 1경기로 줄었다.
희박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5강을 포기할 수 없는 위치다. 5연패는 잊고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 롯데는 이날 후반기 사실상의 에이스인 나균안이 복귀 등판을 치렀다. 지난달 31일 사직 두산전, 양의지의 강한 타구에 우측 어깨를 강타 당한 이후 11일 만의 등판이었다. 복귀전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남기고 내려왔다.

충분히 경기 중후반도 책임질 수 있었지만, 롯데는 3-3 동점으로 흘러가던 5회 필승조 정철원을 조기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는 잔여경기 일정이 띄엄띄엄 있었다. 12일은 휴식일. 또한 5연패 기간을 거치면서 정철원은 지난 5일 이후 등판이 없었다. 5일의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정철원은 김호령과 윤도현 박찬호로 이어지는 KIA의 상하위타선 연결고리를 삼자범퇴로 끊어내며 경기 중반을 넘겼다. 롯데는 6회초 고승민의 적시타로 4-3 리드를 다시 잡았다.
6회 정철원이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뒤이어 올라온 최형우를 공 1개로 1루수 병살타로 솎아냈고 나성범까지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롯데는 7회부터 최준용을 투입했다. 최준용도 5일 SSG전 이후 5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최준용은 7회 오선우를 삼진, 한준수를 좌익수 뜬공, 위즈덤을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8회초 장두성의 스퀴즈 번트 때 홈으로 쇄도하던 김동혁이 아웃됐다. 하지만 이는 오심이었다. 오심의 여파가 마운드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최준용은 8회에도 올라와 김호령을 삼진, 윤도현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2사 후 박찬호에게는 볼넷을 허용했다.
롯데는 8회 2사에서 마무리 김원중까지 투입했다. 김원중은 3일 수원 KT전 이후 8일 만의 등판이었다. 김원중은 보크를 범하고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줘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최형우를 겨우 유격수 땅볼로 정리, 동점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1점 차 세이브를 완성시켰다. 5연패도 탈출.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133경기를 치렀고 11경기가 남았다. 11경기 전승을 하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그만큼 롯데의 가을야구 확률은 희박해졌다. 경기도 띄엄띄엄 있는 만큼 롯데는 매 경기 필승조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접전에서 승부를 계속 걸며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미 김태형 감독도 매 경기 필승조 출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타선의 힘이 확연히 떨어졌기에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롯데의 운명이 확실하게 결정될 수 있다.
롯데는 12일 휴식 후 13일 3위 SSG와 홈에서 맞대결을 치른다. 3위 SSG와는 이미 4경기 차이까지 벌어져 있지만 여전히 가을야구 경쟁 팀이기에 놓쳐서는 안 된다. 이후 롯데는 이틀 휴식을 갖는다. 13일 비 예보가 있기에 경기 일정이 변경될 수 있지만 롯데로서는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16~17일, 대구에서 5위 삼성과 맞대결을 치른다. 5위 삼성과 현재 승차는 단 1경기. 삼성은 13~14일 4위 KT와도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이기에 여러모로 올 시즌 명운을 가를 매치업이 될 수 있다. 또 롯데는 18일이 휴식일이기에 다시 한 번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과연 롯데는 기적을 노래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 희박한 확률에 도박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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