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팀의 소방수 조병현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2002년생 군필 마무리. 올 시즌 28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SSG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리그 마무리투수 중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이다. 가장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숭용 감독은 “어떻게 보면 길이 남을 자산이다. 부상만 없다면 15~20년은 충분히 뛸 수 있다.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단 한 번도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알아서 잘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병현을 마무리 투수로 끌어올린 데엔 송신영 수석 코치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해 감독 부임 후 병현이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송신영 코치가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결국 그 선택이 대성공이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조병현은 자신감이 최고의 무기라고 말한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실점하면 어쩌지’라는 마음보다, 점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제 공을 못 던지면 마운드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믿고 던졌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SSG의 계투진은 리그 최상위 수준이다. 조병현은 그 비결로 ‘팀워크’를 꼽았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내가 못 막더라도 다음 투수가 반드시 막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마운드에 올라갈 때 편한 마음이 드니까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펜진 분위기 메이커는 이로운. 조병현은 “로운이가 형들이 지치지 않게 계속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애교도 많고 귀여운 스타일이라 형들이 정말 좋아하신다”고 웃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이승민과 특별한 내기를 걸었다. 상무 동기인 두 사람은 각각 30세이브-2점대 평균자책점(조병현), 50이닝-3점대 평균자책점(이승민)을 목표로 세웠다. “승민이 형과 서로 잘하자는 의미에서 내기를 했는데, 상무에서 함께 했던 형들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 다들 오래오래 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역 은퇴를 앞둔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선배님의 멘탈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제구 되는 직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런 부분을 닮고 싶다”고 밝혔다.
2021년 프로 데뷔 후 가을 야구와 인연이 없었던 그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갈증도 내비쳤다. “가을 야구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 선배님들께서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끝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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