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용돈 70만원 전액을 팬서비스에 지출한 권동진(KT 위즈)이 용돈을 더 올려야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70만원도 과분하다”는 진심을 전했다.
프로야구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에 교체 출전해 데뷔 처음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선발 제외된 권동진은 2-4로 뒤진 7회초 무사 1, 3루 찬스에서 1루주자 강백호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강현우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번트 때 2루로 이동한 뒤 허경민의 좌전안타가 터지며 3루를 지나 동점 득점을 올렸다.
백미는 다음 이닝에 찾아온 첫 타석이었다. 4-4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 2루 찬스였다. 권동진은 LG 베테랑 필승조 김진성을 만나 초구 파울 이후 2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2타점 역전 3루타를 때려냈다. 8월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2일 만에 나온 안타가 결승타로 기록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권동진은 “오직 팀을 위해서 싸우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찬스가 왔다. 유한준 코치님이 김진성 선수의 포크볼이 워낙 좋으니 포크볼을 한 번 노려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초구부터 포크볼을 노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데뷔 첫 결승타인 줄 몰랐는데 좋은 기회에서 첫 결승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32일 만에 안타를 친 소감을 묻자 “시즌 초반에는 계속 선발로 나갔다. 스스로 체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나고 보니 체력이 떨어진 거였다. 풀타임을 처음 치르다보니 그런 거 같다”라며 “이것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체력 안배를 하면서 야구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다만 권동진은 8회초 역전 결승타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없었다. 후속타자 장진혁 타석 때 뼈아픈 3루 견제사로 팀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권동진은 “한 점이 필요한 정말 중요한 순간에 미스를 범했다. 번트 사인이 났는데 (장)진혁이 형이 번트를 대면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며 “여기에 약간 들뜬 면도 있었지만, 일단 최만호 코치님께 너무 죄송하다. 커피를 한 잔 사드려야겠다”라고 반성했다.
권동진은 지난 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통 큰 팬서비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스타전 공약이었던 ‘위즈파크 오마카세’를 실천하고자 한 달 용돈 70만 원 전액을 털어 팬 8명에 위즈파크 입장권과 음식을 제공했다. 권동진은 올스타전 당시 “경기에 출전하면 KT 팬들을 경기장에 초청해 야구장 먹거리를 무한 제공한다”라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권동진은 “그렇게 돈이 많이 나갈 줄 몰랐는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 거니까 좋은 거 같다”라고 웃으며 “아내가 내 한 달 용돈이 70만 원인 걸 왜 이야기했냐고 하더라. 용돈을 더 올리기 보다 앞으로 우리 플랜에 따라 착실히 돈을 모아야 한다. 사실 70만 원도 나한테는 과분하다”라고 아내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권동진은 이 자리를 통해 시즌 타율 2할대 초반 부진에도 꾸준히 기회를 부여한 코칭스태프를 향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시즌 초반 감독님이 날 많이 믿고 내보내주셨다. 그렇게 신뢰를 주셨기에 오늘 같은 날이 온 거 같다. 기회를 주신 이강철 감독님, 코치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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