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복싱 간판 임애지(26, 화순군청)가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올림픽 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메달까지 목에 걸며 한국 여자 복싱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임애지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제1회 월드 복싱(World Boxing)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4㎏급 8강전에서 브라질의 차가스 타티아나 레지나 데 예수를 상대로 5-0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준결승 진출과 함께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 결정전은 따로 치르지 않기 때문에 준결승 진출만으로 메달이 확정된다.
이번 승리는 더욱 특별하다. 임애지는 지난해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남녀를 통틀어서도 2003년 세계선수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조석환 이후 21년 만에 양대 국제대회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임애지는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빠른 잽과 압박으로 상대를 코너로 몰아넣었고, 중거리 교환에서도 꾸준히 유효타를 적중시키며 흐름을 주도했다. 파리올림픽 16강전에서 이미 한 차례 제압한 경험이 있는 차가스를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심판진 5명 모두 임애지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임애지는 16강전에서 개최국 영국의 맥키 로렌을 상대로 치열한 승부 끝에 3-2 판정승을 거두며 8강에 안착했다. 두 경기 연속 판정승으로 증명한 노련한 경기 운영과 집중력이 빛났다.
이제 시선은 준결승으로 향한다. 임애지는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대만의 황샤오원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이미 새로운 역사를 쓴 임애지가 결승 무대까지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월드 복싱이 주최하는 첫 공식 세계선수권으로, 전 세계 70여 개국 선수들이 참가해 14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열전을 이어간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