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투수 강재민(28)이 2년 실전 공백을 딛고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벌써부터 내년 불펜 핵심으로 강재민을 기대하며 실전 적응 시간을 주고 있다.
강재민은 9월 확대 엔트리에 맞춰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달 12일 군대에서 전역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를 던진 강재민에겐 2년 만의 1군이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선 1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고전했다. 32개의 공을 던지며 732일 만에 1군 복귀 신고를 했다.
김경문 감독은 강재민에 대해 “오랜만에 마운드에 섰으니 긴장도 많이 하고, 스스로한테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잘 던져 달라는 게 아니라 마운드에서 감을 잡길 바란다”며 여유 있는 상황에 계속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은 9회 1이닝을 14구 삼자범퇴로 막고 안정을 찾았다.
김경문 감독은 “아무리 잘했던 선수라도 군대에 가면서 공백이 있었다. 지금은 맞지 말라고 내보내는 게 아니다. (1군 실전) 경험을 쌓고 시즌을 마치면 (강)재민이가 우리 팀한테 중요한 부분에서, 내년에 또 해줄 일이 있다. 남은 시즌 경기 중 절반 정도는 나갈 것이다”며 내년을 위한 준비 과정을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재민은 군입대 전 2020~2023년 4년간 한화 불펜 필승조로 활약했다. 4년간 통산 207경기(207이닝) 8승14패13세이브46홀드 평균자책점 3.65 탈삼진 193개를 기록했다. 2020~2021년 2년 연속 50경기 이상 나가며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140km대 초중반 힘 있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고, 그때 폼을 찾는다면 한화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핵심으로 기대할 만하다.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현역으로 군입대한 강재민은 “수술 후 초기 기본적인 재활과 ITP 단계를 거쳤고, 웨이트나 힘쓰는 운동을 할 타이밍에 입대했다. 처음 한두 달은 조금 힘들긴 했지만 많은 분들이 배려해주셔서 틈틈이 공도 던지며 부대 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다했다”며 “부대에서 혼자 재활을 한다는 게 결코 마음 편하진 않았다. 운동 강도를 혼자서 정확하게 판단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트레이닝 코치님들과 소통을 계속 하면서 크게 문제없이 재활했고, 전역을 앞두고 한 달 휴가를 나와 서산에서 몸을 만들며 끌어올렸다. 수술이 잘되기도 했고, 아픈 곳 없이 던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교로 군복무한 강재민은 “여러 사람을 상대하면서 재미있게 잘 보냈고,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은 느낌은 없다”고 돌아봤다. 2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바뀌었다. “2년 사이 야구 자체가 많이 바뀐 느낌이다. ABS와 피치클락이 생겼고, 야구장도 새롭게 바뀌었다. 군대 가 있는 동안 우리 팀뿐만 아니라 KBO리그 인기가 너무 높아졌다. 군대에서도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강재민은 2년 연속 10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한 야구 인기 덕분에 군대에서도 조금 더 배려를 받으며 운동할 수 있었다고 감사해했다.
실전 공백 기간을 감안하면 빠르게 감을 찾고 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까지 나왔고, 주무기 슬라이더도 각이 살아났다. 강재민은 “첫 경기는 2년 만의 등판이기도 하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다. 군대 가기 전 시즌에 아쉬운 모습들을 보여준 만큼 군대에서도 1군 무대 복귀만 상상했고, 다시 1군에 올라온 것에 감회가 깊었다”며 “어제(9일)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졌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힘을 비축해서 그런지 구속도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스피드보다는 제가 갖고 있는 리듬과 밸런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슬라이더 느낌도 좋고, 수치를 확인했을 때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즌 14경기에서도 꾸준히 던지며 감을 찾는 과정을 밟는다. 그는 “성적이 안 좋을 때는 생각이 너무 많고 마운드에서 복잡했다. 처음 1~2년처럼 공격적으로 투구했던 것이 잘 안 나와서 아쉬웠다. 앞으로 여러 플랜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거에 관계없이 공격적으로 타자와 싸우는 데에만 집중하겠다. 제 공을 믿고 자신 있게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