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의 복귀… 포스테코글루, 노팅엄에서 ‘우승 청부사’ 재도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2 00: 38

토트넘에서 쓸쓸히 떠난 지 석 달.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돌아왔다. 
노팅엄은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을 전격 발표했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결별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초고속 선임이었다.
구단은 성명에서 “누누는 구단 역사에서 특별한 성과를 냈지만, 이제 새로운 변화를 선택할 시점”이라며 이별을 고했다. 산투 체제에서 30년 만의 유럽 무대 복귀라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구단주와의 불화가 발목을 잡았다.

[사진] 노팅엄 포레스트 공식 소셜 미디어

BBC는 “누누가 기자회견에서 구단주와의 소통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신뢰가 무너졌다. 결국 경질은 시간문제였다”고 전했다.
산투는 프리미어리그 7위라는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냈지만, 이적시장 운영권을 놓고 구단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와 충돌했다. 마리나키스가 글로벌 디렉터로 에두 가스파르를 앉히며 권한이 축소되자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결국 구단은 신속하게 칼을 빼들었다. 후임자로 낙점된 이는 불과 석 달 전 토트넘에서 경질된 포스테코글루였다.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그리스 혈통이라는 공통점도 있는 포스테코글루에게 일찍부터 호감을 드러냈다.
[사진] 노팅엄 포레스트 공식 소셜 미디어
디애슬레틱은 “마리나키스는 오래전부터 포스테코글루를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여름 두 사람이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소감에서 특유의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노팅엄은 전통과 역사가 풍부한 클럽이다. 단순히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목표가 아니다. 유럽대항전 복귀를 넘어 트로피를 다투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나는 언제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공격적인 축구가 승리로 가는 길임을 증명해왔다. 노팅엄에서도 똑같이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 시절에도 명과 암이 공존했다. 첫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따냈고, 2년 차에는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구단의 17년 무관을 끝냈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17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경질됐다. 손흥민과의 ‘유럽 트로피 동행’은 아름다운 기억이었지만, 리그 성적 앞에 무너졌다.
이제 그는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일어선다. 노팅엄은 지난 여름 오마리 허친슨, 제임스 맥카티, 아르노 칼리무엥도 등 공격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사진] 노팅엄 포레스트 공식 소셜 미디어
기존에 모건 깁스-화이트, 엘리엇 앤더슨, 크리스 우드 등도 보유하고 있어 화력은 충분하다. 여기에 포스테코글루 특유의 공격 철학이 더해진다면, 단순히 잔류가 아닌 상위권 도약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그의 첫 시험대는 험난하다. 데뷔전은 다름 아닌 아스널 원정이다. 이어 4연속 원정을 치른 뒤에야 홈에서 선덜랜드를 만난다. 일정부터 쉽지 않다.
하지만 BBC는 “포스테코글루는 셀틱과 토트넘 시절 초반부터 팀을 바꿔놓은 전례가 있다. 빠른 적응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토트넘에서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포스테코글루. 이제 그는 노팅엄을 진짜 강호로 만들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그가 손흥민과 함께 했던 유로파리그 우승의 영광을 노팅엄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까.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다시 선 그의 도전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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