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외부 잡음과 우려를 뚫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까지 9개월여 남은 시점, 대표팀은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과 흔들림 없는 분위기를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이번 9월 미국 원정은 단순한 친선전 일정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난적 미국,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어 1승 1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고 멕시코와는 치열한 공방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원정 성적을 마쳤다.
이 2연전은 단순한 성적표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표팀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에 올라 있다. 월드컵 조 추첨에서 포트2에 배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순위를 지켜야 한다. 본선 조 편성은 단순히 강호와 약팀의 차이가 아니라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작은 순위 변화가 대회 성적을 좌우한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시드 배정을 통해 진행된다. 개최국과 상위 7개국은 포트1에, 이어 8위에서 16위까지는 포트2, 17위에서 24위까지는 포트3, 나머지는 포트4로 구분된다. 한국이 현재 23위라는 것은 포트2의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이 위치를 유지한다면 조 추첨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프랑스 같은 초강호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한 계단이라도 밀려 포트3으로 떨어진다면 상위 시드와 중상위 시드가 동시에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있어 ‘죽음의 조’에 갇힐 확률이 커진다.
대표팀이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거둔 결과는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월드컵 본선 무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11/202509111645771248_68c27ff79d38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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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콰도르다. 세바스티안 베카세세 감독이 이끄는 에콰도르는 이번 9월 A매치에서 파라과이와 0-0 무승부를 거둔 뒤, 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대형 이변을 일으켰다. 이 승리로 에콰도르는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포트2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콰도르는 젊고 역동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다.
10월에 예정된 A매치는 사실상 포트2를 확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브라질(랭킹 6위)과 파라과이(37위)를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브라질에 뒤지는 것은 명백하지만 대패만 피한다면 순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전은 반드시 승리를 가져가야 하는 경기다. 만약 1승 1패로 마무리한다면 순위 유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에콰도르는 미국(16위), 멕시코(14위)와 연이어 맞붙는다. 두 팀 모두 북중미 강호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 에콰도르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한국이 브라질과 파라과이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만든다면 포트2 잔류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축구는 과거 여러 차례 조 추첨에서 불운을 겪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같은 조에 묶였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한 조에 편성돼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포트 배정에서 밀려 강팀과 중견팀을 동시에 만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대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포트1을 배정받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조에 들어가 사상 첫 4강 신화를 쓰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만약 포트2를 확보한다면, 최소한 유럽 강호와 남미 강호가 동시에 같은 조에 들어올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현실적인 목표인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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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11월에도 A매치가 예정돼 있으며, 월드컵 개막 전까지 최소 두 차례 이상의 평가전을 더 치를 계획이다. 지금의 랭킹과 흐름을 유지한다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포트2 배정을 받아 조 추첨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