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수비수와 주자가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KIA 타이거즈가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양팀 선발투수 KIA 네일과 삼성 가라비토가 짠물 투구를 펼치며 5회까지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승부의 균형은 6회에 깨졌다. 선두타자 김호령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윤도현이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고 박찬호가 가라비토의 빠른 공을 노려 3루수 옆을 뚫는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KIA의 1점 차 리드가 이어지던 8회, 삼성은 결정적인 반격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디아즈가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때렸다. 타구가 깊숙이 굴러가는 것을 확인한 디아즈는 속도를 올려 2루로 쇄도했다. 태그보다 발이 먼저 닿았지만 KIA 유격수 박찬호가 속도를 이기지 못한 주자의 몸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해 다시 태그를 시도 했다.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디아즈는 손가락을 흔들며 세이프를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전광판에 리플레이가 송출되는 동안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악바리 수비수와 한 베이스를 더 노린 악바리 주자가 티격태격하며 유쾌한 설전을 벌였다. 판정은 디아즈의 세이프로 번복됐다.
하지만 삼성의 동점 기회는 무산됐다. 강민호가 1루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영웅이 사구로 1·2루를 만들었지만 대타 김헌곤이 3루 땅볼, 류지혁이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비디오 판독에서 아쉬움을 삼킨 박찬호는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6회 선제 적시타에 이어 8회말 결정적인 2타점 3루타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