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
KBO리그 통산 최다 427세이브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3)은 은퇴를 결정하고 구단별로 은퇴투어를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광주를 찾아 KIA 선수들과 팬들 앞에서 은퇴행사를 가졌다. "광주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고 그때마다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동시에 젊은 마무리 정해영(24)에게 조언도 건넸다. 정해영은 입단 6년째를 맞아 가장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까지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피안타율이 높아졌고 실투가 장타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팀은 연패에 빠졌고 5강행이 힘겨운 상황이다.
오승환은 "내가 마무리 전문할 때는 롱런이 힘든 시절이었다. 4년 이상 뛰었던 선수가 없었다. 나도 4년 이상을 해보자는 다짐과 목표가 있었다"며 "해영이가 조금 안좋았다가 좋아지면서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한 경기 결과에 기분이 왔다갔다 안했으면 한다. 캠프 때부터 준비할 것을 한 경기 결과로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는 덕담을 건넸다.

정해영은 지난 2020년 신인시절 2군에서 선발수업을 하다 더블헤더 특별엔트리로 1군에 올라와 그대로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추격조에서 승리조로 승격했다. 2021시즌부터 전상현의 어깨부상으로 이탈하자 마무리로 발탁을 받아 2024시즌까지 4년동안 뒷문을 맡았다.
2년 연속 30세이브를 따내며 줏가를 높였다. 2023시즌 갑작스러운 구속저하로 한 달 넘게 2군에서 재조정시간을 갖기도 했다. 무난히 복귀했고 2025시즌 다시 31세이브를 따내며 드디어 우승까지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5차전 엔딩 마무리 투수로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최연소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올해도 150km 강속구를 뿌려며 순항했다. 전반기 잦은 등판의 여파인지 한화 이글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한 점차를 지키지 못했다. 후반기에서도 3점차 리드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등 2개의 블론세이브를했다. 2군에 내려가 열흘간 심기일전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마무리로 복귀했으나 아직 세이브가 없다.

8월7일 롯데전 이후 아직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 성적도 55경기 57이닝 2승7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데뷔 이후 가장 높다. 7패도 7블론세이브도 커리어로우이다. 마무리로 5년 포함 신인때부터 6년째 던지느라 피로도가 쌓일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도 "전반기에 많이 던졌던 측면도 있다"며 피로도를 이유로 진단하기도 했다. 타이거즈 레전드 김성한 CMB 해설위원도 "구위가 좀 떨어진 것 같다. 어린 나이부터 계속 던져왔다. 다른 어린 투수들과 다르게 부상 없이 잘 버틴 것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끝판대장의 따뜻한 격려까지 받았다. 슬럼프를 이겨내고 든든한 마무리로 돌아오라는 응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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