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이 그랬듯 몸에 밴 화려함을 빼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제2의 김재호로 주목받고 있는 유격수 유망주 안재석이 향후 베어스 주전 유격수가 되려면 화려함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 출신의 안재석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재호(2004년) 이후 17년 만에 두산이 1차 지명한 우투좌타 내야수다. 입단 당시 ‘제2의 김재호’로 불리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실제로 롤모델 김재호에게 지도를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2024년 1월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군에서 15kg 벌크업에 성공한 안재석은 7월 7일 전역, 8월 12일 1군 복귀 후 3할 유격수로 변신했다. 12일 오전 기준 20경기를 치른 가운데 타율 3할6푼(75타수 27안타) 1홈런 12타점 13득점 장타율 .560 출루율 .400 OPS .96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상황. 득점권 타율도 4할7푼8리에 달한다. 벌크업 효과를 등에 업고 27안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안타를 장타로 장식했다.
타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존재감을 뽐낼 시간이 부족했다. 1군 컴백 후 지명타자로 그라운드 분위기를 익힌 뒤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6경기 5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조성환 대행은 “유격수로 저렇게 타구가 안 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안재석에게 타구가 거의 가지 않았다. 그래서 수비력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연습 때는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재석은 수비에서도 타격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까. 조성환 대행은 “안재석에게는 야구를 해오면서 몸에 밴 약간의 화려함이 있다”라고 운을 떼며 “그 화려함이 겉으로 볼 때 굉장히 좋아 보이는 느낌의 화려함인데 난 오히려 그 화려함이 빠지면 안재석의 가치가 더욱 빛날 거라고 본다”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LG 트윈스 오지환을 화려함을 지우고 안정적인 명 유격수로 거듭난 사례로 들었다. 라이벌 팀에서 뛰고 있는 유격수이지만, 감독대행은 안재석이 오지환의 장점을 흡수해 베어스 내야의 든든한 야전 사령관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성환 대행은 “오지환의 경우가 굉장히 화려한 수비를 하다가 화려함이 빠지고 안정적인 수비를 하는 야수가 된 케이스”라며 “안재석도 그 느낌을 받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스텝을 화려함을 없애는 쪽으로 밟아갔으면 좋겠다”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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