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2G 30득점이라니…" 류현진에게도 이런 날이, 불가능해 보였던 10승도 가까워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9.11 01: 4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38)이 2경기 연속 화끈한 득점 지원에 웃었다. 류현진이 나올 때마다 침묵했던 한화 타선이 2경기에 총 34득점을 휘몰아쳤다. 불가능해 보였던 류현진의 시즌 10승도 2승 앞으로 다가섰다. 
류현진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화의 13-0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8승(7패)째를 올리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3.46에서 3.30으로 낮췄다.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 호투로 6전7기 끝에 시즌 7승째를 따낸 류현진은 여세를 몰아 이날도 타선 도움으로 승리를 따냈다. KIA전에서 6회까지 13득점을 지원받은 류현진은 이날도 6회까지 9득점을 등에 업고 퀄리티 스타트했다. 경기 전체 득점은 2일 KIA전 21득점, 이날 롯데전 13득점이다. 

한화 류현진. 2025.09.10 / foto0307@osen.co.kr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출전했다.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9.10 / foto0307@osen.co.kr

1회 시작부터 찾아온 위기를 잘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롯데 1번 타자 한태양과 8구 승부를 벌인 류현진은 우측 3루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앞 단타로 보인 타구에 이진영이 앞으로 뛰어가다 뒤로 방향 전환을 하다 스텝이 꼬여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친 이진영이 후속 플레이를 하지 못한 사이 한태양이 3루까지 갔다. 기록은 3루타. 
수비 실책성 플레이로 무사 3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은 고승민을 3루 땅볼로 유도했다. 전진 수비를 한 3루수 노시환이 타구를 잘 잡아 1루 송구로 원아웃 잡았다. 이어 윤동희에게 3구째 몸쪽 커터가 몸에 맞는 볼이 되면서 1사 1,3루 위기가 됐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빅터 레이예스를 몸쪽 낮게 들어간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이어 김민성에게 2구째  좌측 폴을 살짝 빗나간 파울 홈런을 맞았지만 7구째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출전했다.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9.10 / foto0307@osen.co.kr
1회 27개의 공을 던졌지만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 없이 넘어간 류현진은 2회 손호영을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다.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가 슬라이딩 캐치했다. 이어 나승엽을 좌익수 뜬공, 전민재를 3루 땅볼 잡고 공 8개로 삼자범퇴하며 투구수를 아꼈다. 
한화 타선이 3회 4득점을 더해 6-0 리드를 안고 3회 마운드에 올라온 류현진은 손성빈을 중견수 뜬공, 한태양을 바깥쪽 낮은 직구로 루킹 3구 삼진, 고승민을 2루 땅볼로 공 10개로 또 삼자범퇴했다. 4회에도 윤동희와 레이예스를 각각 3루 땅볼, 2루 땅볼 처리한 뒤 김민성을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5회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류현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승엽을 좌익수 뜬공, 전민재를 중견수 뜬공 아웃시킨 뒤 손성빈을 시속 107km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았다.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에 완전히 속은 손성빈은 헛스윙 이후 균형을 잃은 채 오른 무릎을 꿇었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출전했다.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9.10 / foto0307@osen.co.kr
1회에만 27구를 던졌지만 2~5회 4이닝을 47구로 막고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한 류현진은 6회에도 한태양을 우익수 뜬공, 고승민과 윤동희를 연이어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총 투구수 88개로 최고 시속 148km, 평균 145km 직구(34개) 중심으로 커브(19개), 커터(18개), 체인지업(17개)을 고르게 던졌다. 4개 구종 모두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쓰며 다양성을 보여줬다. 지난달 14일 대전 롯데전부터 최근 5경기 31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으로 특유의 제구력도 뽐냈다. 
경기 후 류현진은 “편안하게 던진 것 같다. 한 이닝에 공격이 막 길어진 게 아니라 대기 시간은 괜찮았다. 저렇게 점수를 내주면 대기 시간이 길어져도 너무 좋다”며 웃은 뒤 “2경기에 30점, 아 2경기에 30점은 선발투수로서 너무 고맙다. 야수들이 요즘 다들 타격에서 제 페이스를 찾은 것 같아서 좋다”고 반겼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점수 차이가 여유 있다 보니 최대한 빠르게 타자랑 승부하면서 수비 시간을 짧게 가져가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많이 들어가면서 타자들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린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출전했다.한화 이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이 볼을 받고 있다. 2025.09.10 / foto0307@osen.co.kr
이날로 시즌 8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10승에도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6승째를 거둔 뒤 6경기 동안 승을 추가하지 못해 애를 태웠지만 최근 2경기 연속 승리로 10승에 2승만 남겨뒀다. 잔여 시즌 3경기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한 류현진은 “10승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냥 나가는 경기 열심히 할 거다”면서도 “타자들이 지금처럼 쳐주면…”이라는 말로 화끈한 득점 지원이 이어지길 바랐다. 
류현진이 가장 신경쓰는 건 역시 팀 성적이다. 이날 1위 LG도 잠실 두산전을 8-4로 역전하며 2위 한화와 격차는 4경기가 유지됐다. 남은 14경기에서 현실적으로 뒤집기 어려운 차이지만 26~28일 대전에서 3연전 맞대결도 있고, 아직 포기할 시점은 아니다. 
류현진은 “LG 경기도 당연히 체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이기는 날 LG도 이기는 경기가 많아 격차를 많이 줄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1경기, 1경기 지금처럼 선수들이 하다 보면 나중에라도 좋은 찬스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043 2025.09.10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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