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이었다. 일본 대표팀이 미국 원정에서 참혹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일본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앞서 멕시코와의 0-0 무승부에 이어 1무 1패로 9월 원정을 마감했다. 최근 상승세와 달리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완전히 무너진 졸전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일본은 미국의 강한 압박에 휘둘렸다. 전반 30분 알레한드로 젠데야스에게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 이토 준야를 중심으로 만회골을 노렸으나 미국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들어 미나미노 다쿠미, 가마다 다이치, 미토마 가오루 등 주전급을 대거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역습에 무너졌다. 후반 19분 크리스천 풀리식의 패스를 받은 플로리안 발로건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일본은 끝내 미토마의 슈팅 등 여러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골키퍼 오사코 게이스케가 추가 실점을 막아냈지만 0-2 완패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경기 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언론 '스포니치 아넥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현지에서 아침부터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2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 기회를 만들기는 했으나 세계 무대에서 싸우려면 골문 앞 퀄리티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니치 아넥스 역시 “모리야스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라며 충격을 전했다. 매체는 “미국과의 역대 맞대결에서 일본은 2승 1패로 앞섰으나 이번에는 정반대 결과를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일본 '야후 스포츠' 칼럼에 따르면 많은 네티즌들은 “베스트 멤버와 대기조의 차이가 너무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기에서도 집중력, 수정력, 안정감이 주전이 나올 때만 보장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주력 중심의 포진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부 팬들은 “세대 교체를 위해서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맞섰다.
특히 한 네티즌은 “한국 대표팀이 손흥민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끌어가는 모습과 비교된다. 일본도 주전-대기 간 격차를 줄이며 팀을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일본은 9월 원정에서 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미국의 빠른 전환과 압박에 무너진 경기력은 월드컵 본선을 앞둔 모리야스호에 뼈아픈 경고가 됐다.
한때 "전설의 1군"이라 불리던 일본 대표팀. 그러나 이번 원정에서는 졸전을 거듭하며 팬들의 실망과 분노를 자초했다.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팀을 재정비하고 주전-대기 간 간극을 줄일 수 있을지가 모리야스호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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