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월드컵 무대에서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5, 맨체스터 시티)을 만나게 될까. 홀란이 한 경기 공격 포인트 7개를 기록하며 노르웨이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노르웨이가 몰도바를 꺾으며 27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가까워졌다. 홀란이 5골 2도움을 터트렸다"라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축구대표팀은 같은 날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볼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I조 5차전에서 몰도바를 11-1이라는 무시무시한 점수 차로 대파했다. 이로써 노르웨이(승점 15)는 이탈리아(승점 9)를 6점 차로 제치고 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며 1998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기 직전이다.
너무나 일방적인 경기였다. 주인공은 단연 홀란이었다. 그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펠릭스 혼 미헤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시동을 걸었고, 전반에만 32분 동안 세 골을 몰아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 종료 직전엔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가 홀란의 패스를 받아 팀의 다섯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홀란의 득점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7분 네 번째 골을 넣은 데 이어 후반 38분에는 이날 자신의 다섯 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홀란이 A매치 한 경기에서 5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는 맨시티 소속으로는 이미 두 차례 같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순식간에 5골을 추가한 홀란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만 9골을 기록하며 전체 최다 득점 1위로 올라섰다. 그의 A매치 기록은 통산 45경기 48골이 됐다. 해트트릭도 통산 5번째다.
노르웨이의 화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텔로 아스가드까지 4골을 추가하며 11번이나 몰도바 골망을 흔들었다. 레오 외스티고르가 자책골로 한 골 내주긴 했지만, 승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는 노르웨이 A매치 역사상 3번째 11득점 경기. 다만 1946년 핀란드를 상대로 기록했던 12-0 최다 점수 차 승리에는 조금 모자랐다.
스타레 솔바켄 감독이 이끄는 노르웨이는 이번 예선에서 5전 전승을 달리며 벌써 승점 15점을 확보했다. 남은 일정은 이스라엘전과 에스토니아전, 이탈리아전. 조 2위 이탈리아와 맞대결이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1위 팀만 월드컵 직행 티켓을 확보하며, 2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만약 노르웨이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면 홀란에게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 된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두 번이나 오른 월드클래스 공격수지만, 노르웨이 대표팀의 부진으로 주요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선수권 대회도 집에서 지켜봐야 했다.
노르웨이는 월드컵 진출 시 3포트 배정이 유력하다. 현재 노르웨이의 FIFA 랭킹은 33위이기 때문. 48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개최국 미국(15위)과 멕시코(13위), 캐나다(28위)와 FIFA 랭킹 상위 1~9위 팀이 1포트에 속하고, 이후 상위 12개 국가가 차례로 2포트, 3포트, 4포트에 배정되는 식이다. 조 추첨식은 12월에 열리며 기준은 10월 FIFA 랭킹이 된다.
따라서 33위인 노르웨이는 3포트에 묶일 가능성이 큰 상황. 이는 조별리그 추첨 결과에 따라 2포트 배정이 아주 유력한 한국(23위)과 같은 조에 편성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 9월 A매치에서 미국전 2-0 승리, 멕시코전 2-2 무승부를 거두며 랭킹 포인트를 끌어 올린 상황이다. 한국과 노르웨이가 이대로 순항을 이어간다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홀란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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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르웨이 대표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