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2경기 0골'이라는 빈공에 고개를 숙였다.
모리야스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로우어닷컴 필드에서 열린 9월 A매치 평가전에서 미국에 0-2로 졌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멕시코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데 이어 미국에 패배하며 미국 원정 2연전을 1무 1패로 마감했다.
일본은 이번에도 공격적인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오가와 고키, 스즈키 유이토-이토 준야, 마에다 다이젠-사노 가이슈-후지타 조엘 치마-모치즈키 헨리, 나가토모 유토-아라키 하야토-세키네 히로키, 오사코 게이스케가 선발로 나섰다. 다이젠이 윙백을 맡은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2군에 가까운 실험적인 명단이었다.
그 결과 일본은 초반부터 미국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흔들렸다. 미국 역시 주축 선수들을 대거 뺐지만, 전반 30분 알레한드로 젠데야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일본은 후반 들어 미나미노 다쿠미, 가마다 다이치, 미토마 가오루 등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후반 19분 플로리안 발로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결국 일본은 마지막까지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히며 0-2로 완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리는 9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후반전 손흥민과 오현규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 달리 1승 1무로 이번 2연전을 마무리했다. 지난 7일 미국을 2-0으로 꺾었고, 멕시코와는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 여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현지에서 '북중미 강호' 두 팀을 상대로 훌륭히 싸운 것만으로도 분명한 수확이다.
이날 한국도 미국전과 비교해 선발 9자리를 바꾸면서 '플랜B' 테스트에 집중했다. 주장 손흥민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두 차례 좋은 기회를 잡기도 했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의 헤더 한 방에 당하며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10분 교체 출전한 손흥민의 환상적인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30분 오현규의 멋진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19년 만의 멕시코 상대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잘 버티던 한국은 추가시간 4분 산티아고 히메네스의 왼발 감아차기에 당하며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같은 상대를 만났지만, 다른 결과를 거둔 한국과 일본. 물론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친선경기인 데다가 실험적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웃나라 라이벌인 만큼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일본은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결정력 부족과 공격 전개 면에서 숙제를 받아들었다.
일본 '게키 사카'는 "일본은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막판까지 앞서다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라며 "한국은 1승 1무, 4득점 2실점으로 미국 원정을 마쳤다. 마찬가지로 멕시코, 미국과 맞붙은 일본은 1무 1패, 0득점 2실점으로 마무리했다"라고 직접 비교했다.
경기 후 모리야스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가장 먼저 현지에서 응원해 주신 일본 팬들, 아침부터 일본에서 응원해준 분들께 죄송하다. 패배해서 죄송하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오늘 경기를 통해 스리백과 포백을 실험하고 싶었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면서 시스템을 바꾸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모리야스 감독은 "실점한 뒤 어떤 교체 카드로 대응할 것인가 생각했다. 따라잡고 역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우리의 선택지를 더 늘리고자 후반전 선수를 바꿔 시험했다"라고 되돌아 본 뒤 "응원해 주신 분들께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한 점, 득점을 선물하지 못한 점은 분하기 짝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