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무게가 달라진다' 미국전 승리·멕시코전 무승부, 한국의 2포트 수성 시나리오 가동...10월 11월 성적이 관건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9.10 14: 00

 승리는 놓쳤지만, 의미는 크다. 한국이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거두며 '2포트 수성'의 불씨를 살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A매치 친선경기에서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이번 미국 원정을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오현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배준호-이강인이 공격 2선에 섰다. 옌스 카스트로프-박용우가 중원을 채웠고 이명재-김문환이 양쪽 윙백으로 나섰다. 김태현-김민재-이한범이 백쓰리를 구성했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멕시코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이르빙 로사노-라울 히메네스-헤르만 베르테라메가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마르셀 루이스-에리크 리라-에리크 산체스가 중원을 맡았고 마테오 차베스-요한 바스케스-호세 푸라타-로드리고 우에스카스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라울 랑헬이 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초반 한국은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헤더로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손흥민이 흐름을 바꿨다. 그는 A매치 136번째 출전으로 한국 축구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오른 대기록을 자축하듯, 후반 10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 30분 오현규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멕시코의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예리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번 멕시코전은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을 앞두고 FIFA 랭킹 포인트를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내년 12월 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추첨에서는 FIFA 랭킹(11월 발표 기준)에 따라 본선 48개국이 12팀씩 4개 포트로 나뉜다. 한국(23위, 1587.08점)은 현재 2포트 마지막 자리에 걸려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앞서 7일 미국전(2-0 승)으로 소폭 점수를 끌어올린 한국은, 이번 멕시코전 무승부로 승점 관리에 성공했다. FIFA 랭킹 13위인 멕시코를 상대로 패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승리했다면 가산점 폭이 더 컸겠지만, 패배했다면 호주(24위·1578.57), 에콰도르(25위·1570.68)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뻔했다. 무승부로 최소한의 위치를 지켜낸 셈이다.
이제 시선은 10월 A매치로 향한다. 한국은 남미 강호 브라질(5위)과 파라과이(43위)를 연달아 상대한다. 특히 브라질전은 랭킹 포인트 가산 효과가 큰 만큼, 비기거나 이길 경우 2포트 수성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완패할 경우 순위가 흔들릴 수 있다. 이어지는 11월 A매치까지 포함해 랭킹 관리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2포트에 잔류한다면 월드컵 조추첨에서 1포트의 강호들과만 같은 조에 묶이면 된다. 반면 3포트로 떨어지면, 1, 2포트 팀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악몽의 조 편성이 가능하다. 한국 입장에선 반드시 지켜야 할 자리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멕시코전 2-2 무승부는 아쉬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남겼다.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지만, 패하지 않음으로써 포트 경쟁에서 '최악'을 피했다. 홍명보호가 남은 A매치에서 얼마나 더 랭킹 포인트를 쌓아 올리느냐에 따라 내년 여름 월드컵 대진의 무게가 달라질 전망이다.
비록 승리를 놓쳤지만, 한국은 미국(FIFA 랭킹 15위)을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FIFA 랭킹 13위 멕시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월드컵을 앞두고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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