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23·헹크)가 멕시코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불과 며칠 전 이적 불발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그는 그라운드에서 말 그대로 ‘답’을 내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7일 미국전 2-0 승리를 포함해 원정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오현규였다.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41분 교체될 때까지 활발한 움직임으로 멕시코 수비를 흔들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4점을 매겼다. 슈팅 4회, 유효슈팅 2회, 빅찬스 창출 1회, 드리블 돌파 성공 1회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경기 내내 가장 위협적인 선수였다.
초반부터 존재감은 확실했다. 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가슴으로 공을 ‘찍어 누르듯’ 컨트롤한 뒤 곧장 왼발 슈팅으로 연결, 멕시코 골키퍼를 시험했다.
이어 19분에는 이강인의 아웃프론트 패스를 받아 파포스트를 겨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10/202509101247772000_68c0f65b3c38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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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용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그의 태도였다. 오현규는 최근 여름 이적시장 막판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메디컬 테스트 문제로 무산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5일 취재진과 만난 그는 “다 지나간 일이다. 프로라면 좌절이나 슬픔에 머물러선 안 된다. 지금 태극마크를 단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모든 준비가 돼 있었기에 실망스럽긴 했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 삼아 더 강해지겠다. 누구나 원하는 선수가 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분데스리가에서 스트라이커로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내가 더 강해져야 한다. 나는 고등학교 이후 단 한 번도 무릎에 문제가 없었다”며 억울함을 숨기지 않았다.


아쉬움과 좌절을 딛고 경기장에서 스스로 증명한 오현규. 그의 멕시코전 활약은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표팀 내 입지와 유럽 무대 재도약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상징적인 한 판이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