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너도? 나도' 케인, 진짜 보살이네...'신사 협정' 깼던 레비 향해 헌사 "20년 넘게 환상적인 회장이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9.10 08: 32

'토트넘 홋스퍼 전설' 해리 케인(32, 바이에른 뮌헨)이 개인적인 악연은 잊고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헌사를 바쳤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9일(한국시간) "케인은 '환상적인' 레비 회장이 충격적으로 토트넘에서 퇴장한 뒤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레비 회장의 사임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인정하며 그가 지난 25년간 클럽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칭찬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레비의 퇴사 소식에 모두가 깜짝 놀란 가운데 토트넘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로부터 그를 향한 헌사가 쏟아지고 있다. 마우시리오 포체티노는 어떻게 그가 팀을 떠나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고백했고, 손흥민도 품격 있는 메시지를 보내며 감사를 표했다. 이제 손흥민의 파트너였던 케인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라고 전했다.

레비 회장은 최근 토트넘과 작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에닉(ENIC) 그룹이 토트넘을 인수한 후로 쭉 토트넘 회장을 맡아왔으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레비 회장의 자진 사임이지만, 구단 차원의 선택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공식 발표 몇 시간 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레비 회장은 공도 과도 뚜렷한 인물이다. 그는 훌륭한 구단 재정 운영을 바탕으로 토트넘을 명실상부한 빅클럽 반열에 올려뒀다. 또한 62000석 규모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공하는 등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최고 시설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다만 돈을 너무 아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선수단 내에서조차 레비 회장이 우승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 토트넘의 주장이자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위고 요리스가 팀을 떠난 뒤 그의 야망 부족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디 애슬레틱' 역시 "제한된 임금 구조와 영입 자금 사용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감독도 25년 동안 14번이나 바뀌었다"라며 "대부분 팬들이 레비의 사임에 환호할 거다. 그가 충분한 야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레비 회장이 토트넘에 진심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텔레그래프는 "레비의 측근들은 그의 사임과 그 방식이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토트넘은 레비의 삶 그 자체였다며 그가 당연히 비통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레비 회장은 평생 토트넘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장 손흥민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이어 레비 회장까지 떠나보내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인 토트넘. 스퍼스 웹은 "토트넘은 레비 이후 시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고 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토트넘 팬들은 이제 루이스 가문이 새로운 성공 시대를 열고 싶어 한다는 소식에 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케인은 레비 회장이 토트넘이라는 팀을 바꿔놨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조금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레비는 토트넘에 20년 넘게 있었고, 환상적인 회장이었다. 클럽이 예전 위치와 지금 위치를 고려할 때 경기장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케인은 "어느 단계에서든 클럽엔 언제나 변화가 있다. 고위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솔직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레비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것뿐이다. 우리는 함께한 시간 동안 분명히 관계를 쌓아왔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 확신한다. 토트넘은 전반적으로 지금 새로운 장을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레비 회장은 토트넘의 많은 부분을 발전시켰다. 다만 케인은 2018년 그와 맺은 신사 협정을 근거로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추진하다가 어쩔 수 없이 토트넘에 잔류했던 기억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정이 안 좋을 법도 하지만, 레비 회장이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높이 평가한 케인이다.
한편 손흥민도 떠나는 레비 회장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지난 7일 미국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이 자리가 레비 회장의 퇴임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적절한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난 10년 동안 그곳에 있었다. 난 그가 그냥 여기서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손흥민은 "레비 회장은 25년 동안 토트넘에 있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가 걸어갈 길에 최고의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 난 그가 나를 위해 해준 일에 정말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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