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지난겨울 1년 1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8억원에 FA 영입한 투수 알렉스 콥(38)이 시즌 아웃됐다. 공 하나 못 던지고 1년 계약이 끝나면서 디트로이트는 1500만 달러를 허공에 날렸다.
콥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톨레도 머드헨스 소속으로 나선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와의 경기에 4회 구원 등판한 뒤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원래 2이닝 투구 예정이었지만 고관절 통증으로 일찍 내려갔다.
지난 8일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콥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다음 이닝에 나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마운드에서 내려가며 안 되겠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지만 빅리그 경기에 나갈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A.J. 힌치 감독, 스캇 해리스 야구운영사장에게 ‘나 믿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답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콥이 받는 수술은 오른쪽 고관절 표면 치환술로 젊은 사람들에게 인공 고관절 치환술의 대안으로 시행된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더라도 은퇴 후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받아야 할 수술이다.
38세인 콥에게 이번 수술은 은퇴로 이어질 수 있다. 콥은 “가족들과 이야기를 했지만 아직은 그 말을 꺼낼 수 없다. 물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움직이면서 가족과 하이킹을 가고, 골프도 치면서 일상적인 삶을 누리고 싶다. 지금은 통증 없는 삶이 우선이다. 수년간 야구를 하면서 몸을 혹사시켰는데 이제는 최대한 건강해져 아버지로서 삶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콥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2023년 시즌 후 왼쪽 고관절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지난해 7월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트레이드됐고, 3경기(16⅓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도 2경기 선발 등판했다. 디트로이트는 콥의 경험과 반등 가능성을 믿고 1년 계약으로 영입했지만 실패했다.
콥은 “작년에 왼쪽 고관절 문제가 있었지만 오프시즌에 들어가선 몸이 진짜 좋았다. 운동도 하고, 공도 던지고, 아예 통증이 없었다. 계약 후 신체 검사도 통과했고, 모든 게 괜찮아 보였다. 평소 오프시즌처럼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었는데 3~4주쯤 지나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걷지를 못하겠더라. 처음에는 웃어 넘겼고, 올해는 소염제를 빨리 먹어야 하나 보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고관절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게 시즌 전 2월초의 일이었다. 콥은 “작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이미 그때부터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었다. 연골의 일부가 주저앉아 고관절의 뼈와 뼈가 맞부딪치는 상태가 되는 거다. 고칠 방법이 없었다”고 답답해했다.
![[사진] 클리블랜드 시절 알렉스 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09/202509091154777897_68c0829888d7a.jpg)
5월말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했고, 10경기(7선발·20⅔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1.74로 잘 던졌지만 최다 투구가 3이닝으로 선발로서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난 몇 달간 수차례 주사 치료로 통증을 다스리면서 복귀를 위해 버텼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콥은 “통증 자체는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경기력이었다. 통증을 이겨내도 빅리그 수준의 투구를 유지할 수 없었다. 믿을 수 있고, 효율적인 선수가 돼야 하지만 그 수준에 갈 수 없었다”며 “디트로이트 구단 의료팀, 프런트 모두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고, 야구계 관례에서 벗어난 방법도 시도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케어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그 덕분에 다시 마운드에 섰고, 4~5일에 한 번씩 던질 수 있었지만 더는 버틸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그렸는데 그걸 이루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우완 투수 콥은 2011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한 뒤 볼티모어 오리올스, LA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클리블랜드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233경기 모두 선발 등판, 79승76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1327⅔이닝 동안 삼진 1108개를 잡았다. 2017년 12승 포함 탬파베이에서 4번의 두 자릿수 승수 시즌으로 전성기를 보냈고,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선 첫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waw@osen.co.kr
![[사진] 탬파베이 시절 알렉스 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09/202509091154777897_68c082993562f.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