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다. '캡틴' 손흥민(33, LAFC)이 역대 A매치 최다 출전이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리는 9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7일 미국을 2-0으로 꺾은 데 이어 다시 한번 승리에 도전한다. 내년 여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현지에서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맞대결은 좋은 모의고사가 될 수 있다.
특히 멕시코는 FIFA 랭킹 13위를 자랑하는 강팀이다. 23위인 한국과는 10계단 차이. 물론 이미 15위 미국도 잡았던 만큼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게다가 멕시코는 0-0 무승부를 거둔 일본과 친선전에서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에드손 알바레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고, 세사르 몬테스가 퇴장당해 한국전에 뛸 수 없다.
만약 한국이 멕시코까지 잡아낸다면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월드컵 포트 배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2포트 끝자락에 걸려있기에 앞으로의 성적이 중요하다. 멕시코를 꺾는다면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주장 손흥민은 이번에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그는 미국전에서 3-4-2-1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해 펄펄 날았다. 이날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이 기록한 두 골에 모두 직접 관여했다.
초반 흐름은 그리 좋지 않았다. 양 팀은 시작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한국과 미국 둘 다 라인을 높이 끌어 올리고 강력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서로의 뒷공간을 노렸다. 미국이 한국 선수들의 실수를 유발하며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이 경기를 바꿔놨다. 그는 전반 18분 '동갑내기'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완벽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전반 43분 이동경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며 한국이 넣은 두 골에 전부 관여했다. 1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후반 18분 오현규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미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을 향해 찬사를 쏟아냈다. '골닷컴'은 손흥민을 경기의 '위너'로 뽑으며 "손흥민은 미국 수비를 스위스 치즈로 만들었다. 그가 공을 건드릴 때마다 경기장은 기대에 부풀었고, 그는 몇 번이고 미국을 위험에 빠뜨렸다. 손흥민은 분명 경기장 최고의 선수였다. 모두가 그렇게 될 줄 알았고,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정말로 모두가 알게 됐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아울러 미국전은 손흥민의 A매치 통산 135번째 경기였다. 이제 그는 멕시코전에 출전하는 순간 통산 출전 기록을 136경기로 늘리게 된다. 지난 2010년 12월 시리아와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이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다 출전 타이 기록이기 때문. 현재 1위는 나란히 A매치 136경기를 소화한 '전설'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이다. 이제 손흥민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직전인 것. 지금까지 성적은 135경기 52골에 달한다.
게다가 손흥민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기에 단독 1위 등극도 확정이나 다름없다. 그는 여전히 대표팀의 핵심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출전 기록이 멈추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대신 미국 무대로 이적하면서까지 내년 월드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흥민이 큰 변수 없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그에겐 개인 통산 4번째 월드컵 무대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매번 태극마크를 달고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제 사실상 '라스트 댄스'를 앞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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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대한축구협회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