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 텔(20)의 앞날이 벌써 쉽지 않아 보인다. 토트넘 홋스퍼가 그를 완전 영입한 지 3달도 되지 않아 후회하고 있을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9일(한국시간) "토트넘은 '킬러' 토마스 프랭크의 결정으로 텔 영입에 대한 후회가 분명해졌다. 텔은 최근 토트넘에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라고 보도했다.
텔은 올여름 토트넘이 완전 영입한 2005년생 프랑스 공격수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후반기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를 반년 임대했다. 임대료로만 1000만 유로(약 162억 원)를 투자했다.
텔은 왼발을 잘 활용하고 좌측 윙어와 중앙 스트라이커로 뛸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0경기에서 3골 1도움을 넣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올여름 옵션 포함 4000만 유로(약 654억 원)를 들여 텔을 완전 영입했다. 임대료까지 고려하면 그의 몸값은 사실상 5000만 유로(약 811억 원)에 달하는 셈. 이 때문에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텔은 올 시즌 프랭크 감독 밑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개막 전 파리생제르맹(PSG)과 UEFA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 출전했지만, 부족한 수비력과 승부차기 실축으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개막 후에도 벤치를 지키며 프리미어리그 2경기 교체 출전, 총 19분을 뛴 게 전부다.
결국 텔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3년 만에 UCL에 나서는 토트넘은 대회 시작을 앞두고 UCL 리그 페이즈 등록 명단을 제출했다. 그 결과 1군 선수 중 총 6명이 탈락, 22인 스쿼드를 꾸리게 됐다. 팀그로운 선수를 4명 이상 등록해야 25명을 제출할 수 있지만, 토트넘은 팀그로운 선수가 브랜든 오스틴 1명밖에 없기 때문.
텔을 비롯해 일본인 센터백 다카이 고타와 방출 명단에 오른 이브 비수마, 부상에서 회복 중인 데얀 쿨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라두 드라구신이 명단 제외됐다. 가장 충격적인 건 텔의 스쿼드 제외다. 큰돈을 쏟아부어 데려온 선수임에도 정작 중요한 UCL 무대는 뛸 수도 없게 됐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영입한 최악의 선수 목록 중 하나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프랭크 체제에선 텔이 잉여 자원으로 여겨지는 게 분명해 보인다. 이는 텔에게 큰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토트넘엔 부끄러운 일이다. 대회 A급 선수가 2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스퍼스 웹'도 "텔은 최근 몇 주간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프랭크 감독이 감독이 그를 제외하기로 한 결정은 다른 5명의 탈락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지며 직설적"이라고 짚었다.


심지어는 토트넘이 벌써 텔 영입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토트넘 뉴스는 "텔은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제한된 기회를 받아왔다. 그는 아직 선발로 나서지도 못하면서 올 시즌 들어 더욱 악화됐다. 젊은 선수인 텔은 프랭크에게 호감을 잃었고, 북런던에서 그의 미래는 이미 불확실할 수 있다"라며 토트넘 내부 소식에 능통한 존 웬햄의 발언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웬햄은 "텔에게 이번 결정은 치명적이다. UEFA 슈퍼컵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뒤 그의 자신감은 완전히 무너졌다. 리그 첫 3경기에서 교체 출전한 시간은 고작 20분에 불과했다. 따라서 텔에게는 지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텔은 계속 열심히 훈련하고, 다른 선수들이 다쳤을 때 리그와 카라바오컵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길 바라야 할 거다. 내년 1월 UCL 스쿼드가 조정될 때까지 말이다"라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난 토트넘이 그를 두 번째 임대로 데려오지 않고 완전 영입한 걸 후회하고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뉴스는 텔을 분데스리가로 임대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텔의 분데스리가 임대를 검토해야 한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1월에 분데스리가로 복귀하는 게 텔에게 적합할 수 있다"라며 "텔이 프랭크 체제에서 꾸준히 뛸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가 현재 단계에서 대부분을 벤치에만 앉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텔은 충격적인 명단 제외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자신에게 상처가 된다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실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어린 나이임을 고려하면 아주 의연한 대처다.
최근 프랑스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소집된 텔은 프랑스 '르 텔레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UCL 명단 제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팀에 속하지 못하면 분명히 상처다. 하지만 난 어떤 상황에서도 꽤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정신적인 면에서 만은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텔은 "확실히 실망스러운 날이다. 나도 스쿼드에 들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선택은 감독님의 선택이다. 우리는 그를 존중할 수밖에 없으며 최선의 방법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감독님이 내게 전화를 걸어 그의 선택을 말해줬다. 아주 간단하지만, 존중을 담아서 말이다. 나중에 그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은 마음은 없냐는 다소 예민한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텔은 "나는 토트넘과 2031년까지 계약돼 있다. 토트넘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뛰겠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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