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3루수’ 허경민(KT 위즈)은 왜 16년 몸담은 친정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홈런을 친 뒤 격한 ‘빠던’을 시전했을까.
프로야구 KT 위즈 주전 3루수 허경민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 1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활약하며 팀의 8-1 역전승을 이끌었다. 5위 KT는 이날 승리로 4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두산 선발로 나선 옛 동료 곽빈을 상대로 1회말 헛스윙 삼진, 3회말 3루수 땅볼, 6회말 우익수 뜬공에 그친 허경민.
곽빈이 내려간 7회말은 달랐다. 5-1로 앞선 7회말 2사 2, 3루 찬스였다. 허경민은 또 다른 옛 동료 박치국의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높은 직구(148km)를 공략해 좌측 폴대를 강타하는 쐐기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8월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나온 시즌 4호포였다. 허경민은 이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68번째 2100루타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몸담은 친정을 향해 선보인 허경민의 홈런 세리머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타구가 폴대를 강타한 걸 확인한 뒤 1루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격한 빠던(배트플립)을 시전했고, 홈 도착 후 더그아웃을 향해 껑충껑충 뛰며 포효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허경민의 3점홈런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허경민은 경기 후 “기록(2100루타)은 전혀 몰랐다. 타점도 기록하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도운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며 “중간 투수들이 많이 던지며 힘든 상황이었다. 점수 차이를 벌리며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편하게 등판할 수 있게 만든 것이 기쁨으로 표출된 것 같다”라고 기쁨의 홈런 세리머니를 펼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서 개인 통산 기록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기쁘면서도 시간이 많이 흘렀고, 내가 선수 생활을 오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됐고 시즌도 얼마 남지 않았다. 후회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KT의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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