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7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개인 통산 190세이브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것.
4-3으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은 첫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에도 문현빈과 노시환을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채은성의 몸에 맞는 공, 김태연의 좌전 안타,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허인서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김재윤은 “오랜만에 세이브 상황이라 긴장도 됐지만, 마지막에 (이)재현이가 수비를 잘해줘 팀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반기 37경기에서 3승 4패 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던 그는, 후반기 들어 19경기 1승 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구위 회복 비결에 대해선 “특별히 바꾼 건 없고 꾸준히 운동하다 보니 몸이 올라왔다. 더운 날씨가 제겐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시즌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다. 팬들 앞에서 던질 때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뜻대로 안 되다 보니 속도 많이 상했는데, 지금은 잘 풀려서 정말 다행”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김재윤은 삼성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으로 꼽히지만 “제 덕분은 아니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김)태훈이, 우완 (이)승현이, (이)승민이를 비롯해 불펜 투수들이 잘해줬다.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등 선발 투수들도 자기 몫을 다해줬고 타자들도 힘을 보태줬다”고 말했다.
특히 오승환의 은퇴 선언 이후 더욱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김재윤은 “선배님의 마지막 시즌이라 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끝까지 잘 던져서 선배님이 밝게 웃으실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다짐했다.
190세이브 달성 소감을 묻자 “감독님 덕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무리 자격이 되는 구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계속 기회를 주신 덕분에 190세이브를 쌓을 수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포수 출신으로 입단해 투수로 전향한 특별한 이력도 다시 한 번 조명됐다. 포수 유망주에서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통산 473세이브를 올린 켄리 잰슨(LA 에인절스)을 연상케 한다.
김재윤은 “계속 포수로 뛰었다면 아마 지금쯤 지도자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마다 큰 부상 없이 던질 수 있었다는 자체가 의미 있다. 올 시즌 초반엔 두 자릿수 세이브는 생각도 못 했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구위가 살아나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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