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만족스러운 투구는 아니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긴 했지만 팀이 이겨서 좋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시즌 11승 달성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원태인은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7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째. 삼성은 4-3으로 한화를 눌렀다.
지난 5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최원태는 3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후 이승민을 시작으로 이승현(20번), 배찬승, 김태훈, 김재윤까지 5명이 차례로 마운드를 이어갔다.
6일 대구 한화전도 상황은 비슷했다. 좌완 이승현이 1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리자 양창섭, 이호성, 이재익, 육선엽, 이승현(20번), 황동재까지 총 7명의 투수가 동원됐다.


이틀 연속 불펜 데이로 소모가 컸던 상황에서 원태인의 이닝 소화는 절실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이 “원태인이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던 이유다.
원태인은 “불펜이 많이 소모된 상황이라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고 가고 싶었다. 책임감이 큰 경기였는데 팀이 이겨 다행이다. 매번 저를 믿어주시는 팬들 덕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5회 볼넷 3개, 7회 또 한 번 볼넷을 내주며 너무 쉽게 출루를 허용한 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러나 팀의 시선은 달랐다. 박진만 감독은 “7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워했지만 충분히 제 몫을 했다. 위기에서도 최소 실점으로 버티며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포수 강민호도 “원태인은 커맨드가 좋은 투수다. 5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내줬지만, 이어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았다. 박빙의 순간에서도 타자와 수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 야구의 묘미였다. 그만큼 대단한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불펜에서는 김재윤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개인 통산 190세이브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