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힘들었지만, 나보다 팬분들이 더…" 10년 꼬마 팬 오열한 감동 복귀전, '엔구행'이 다시 시작된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9.08 01: 20

드디어 돌아왔다. 본인도 울컥했고 10년 가까이 응원을 한 꼬마 팬도 응원단상에서 만나 오열을 했다. 모두가 기다렸던 감동의 복귀전이었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구창모는 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0구 4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복귀전을 마쳤다. 
1군 등판은 2023년 9월 27일 창원 KIA전 이후 무려 711일 만이었고, 선발 등판은 2023년 6월 2일 잠실 LG전 828일 만이었다.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구창모의 건강을 가장 염려했다. 그는 “안 아파야 한다는 걱정만 하고 있다. 내년이라도 건강하게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일단 올해 복귀해서 다행이다. 안 아프고 던져줘야 내년에도 전망이 생기지 않나. 잘 던져달라는 얘기도 안한다. 던지고 안 아프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3회초 2사 만루 KIA 타이거즈 최형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안그래도 오랜만의 복귀전, 긴장이 되는 상황인데 비구름이 구장을 덮쳤다. 그라운드 정비 이유로 경기 개시 시간이 오후 5시에서 5시 40분, 5시 40분에서 6시 10분으로 1시간 10분 가량이 지연됐다. 하지만 구창모는 조심스럽게 그리고 과감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패스트볼 23개 중 스트라이크는 무려 20개였다. 주무기 포크볼 13개, 슬라이더 13개를 똑같이 구사했고 커브 1개를 던지면서 이날 등판을 마무리 했다.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무려 10개나 던지며 경기를 리드했다. 
“5년 만에 공을 받았다”는 포수 김형준은 “스피드는 기대 안했다. 정해진 투구수만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스피드가 안 나와도 공의 힘이 좋았다. 컨트롤도 잘 돼서 타자들이 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경기 전에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계속 잡고 타자들을 치게 해서 아웃을 잡아가자고 생각했다. 이제 창모 형도 안 아프고 스트레스 안 받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1회초 수비를 무실점으로 막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이날 구창모는 오랜 만에 팬들 앞에 서서 말을 이어나갔다.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이때 구창모의 신인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따라다닌 중학생 꼬마 팬이 구창모 앞에서 오열을 했다. 모두가 감동한 복귀전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구창모는 “저 신인 때부터 엄청 응원을 해준 팬이고 또 상무에서 복무할 때 문경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또 제 동생과 이름이 똑같은 친구라서 기억하고 있다. 애정이 가는 팬이다”고 설명했다.
복귀전 날짜가 정해지고 “그때부터 긴장을 했다”는 구창모다. 그런데 또 이날은 날씨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다. “선발 투수는 경기 개시 시간에 맞춰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딜레이 되면서 몸이 굳었다”면서 “구속이 잘 안 나왔는데 맞춰잡으려고 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첫 경기라서 빌드업이 잘 안 된 상태라서 무리하면 또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3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빠지자 이용훈 코치와 얘기하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오랜 기다림의 시간. 구창모도 팬들도 마음고생을 함께 했다. 그는 “사실 저보다는 팬분들이 더 힘들고 화가 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저도 아쉽고 힘들었지만 이렇게 건강하게 잘 복귀했다는 것이 제 스스로도 괜찮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호준 감독을 비롯한 모두에게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상무에서 큰 이상이 없었다면 전역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상무에서 경기 도중 왼쪽 어깨에 타구를 맞으면서 회복이 늦어졌다.
그는 “상무에서 경기 도중 하필 왼쪽 어깨에 타구를 맞아서 불편감이 오래 지속됐다. 전역하고 또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가 몸을 너무 자주 다치다 보니까 불안감이 커서 한 번 중단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불의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스스로도 “전역 이후 곧바로 선발진에 합류했을 것이다.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5위 하고 있으면 1위 만들어 드리겠다”는 이호준 감독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구창모는 “죄송한 마음이 크고 선발과 불펜들 모두 힘든 시기여서 보탬이 돼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제가 온다가 팀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빨리 복귀했다면 팀도 좀 더 쉽게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많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2군에서 재활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 스태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제가 티를 낼 수도 없다. 하지만 2군에서 선수들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코치님 모두 편하게 대해주셔서 힘든 생각이 안 들도록 많이 챙겨주셨다. 그분들 덕분에 이겨낸 것 같다. 그래서 2군에 계신 모든 분들께 너무 고맙고 꼭 보답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팬들에게도 다시 ‘엔구행(엔씨는 구창모 덕분에 행복해)’의 기분을 다시 느끼게끔 하고 싶다. 그는 “저 때문에 많이 화가 나셨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응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복귀하고 경기를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며 “너무 오래 걸렸지만 이제 이탈하지 않고, 더 이상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준비 잘해서 함께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구창모가, 방문팀 KIA는 양현종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구창모가 볼을 받고 있다. 2025.09.07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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