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제발 이기기를 바랐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특별하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28년까지 3년 재계약을 발표하는 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를 안겨주었다. 자칫 감독 재계약 발표날 패했다면 어색했던 하루였다. 다행히 승리와 함께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다.
SSG 구단은 지난 3일 이숭용 감독과 최대 3년 18억 원에 재계약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최대라는 표현에는 2+1년의 의미가 포함되었다. 올해까지 부임 2년 동안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2028 시작하는 청라돔 시대를 준비하는 임무를 맡겼다.
구단은 시즌도중 그것도 치열한 가을티켓 전쟁을 하는 와중에 3년 재계약 선물을 안겼다. 힘을 실어주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3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 결과도 더욱 관심을 모았다. 재계약 발표하는 날 승리한다면 금상첨화였다. 동시에 자신의 재계약 발표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미쳐 패할 수 있다는 걱정도 됐다.

역전을 한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해 불안감이 계속 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13안타 3볼넷으로 단 2점을 뽑았다. 계속되는 찬스가 물거품이 됐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위기가 따르는 법이었다. 결국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조병현이 빗맞은 안타 2개를 맞고 무사 1,2루 역전 위기까지 찾아왔다.
더그아웃의 사령탑은 애간장이 녹았지만 조병현은 특유의 돌직구를 앞세워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잡았다. 특히 첫 타자가 잘맞는 나성범이었고 실제로 파울을 여러차례 걷어내는 등 접전을 펼쳤다. 안타 또는 장타면 동점 혹은 끝내기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최고의 마무리 답게 무사히 잘 넘겼고 감독에게 3연승 선물을 안겼다.
이 감독은 4일 KIA와의 경기에 앞서 "어제 고맙더라. 재계약 발표 이후 조용히 야구장에 나왔다. 코치들도 선수들도 쳐다보지 않았다. (더그아웃에서) 속으로 제발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자꾸 점수를 내지 못해 불안했다. 이겨서 미팅을 소집해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미래를 위해 잘하자. 함께 가자고 했다. 코치들도 따로 고맙다고 전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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