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온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사령탑은 확실하게 매료됐다. ‘아픈 손가락’이라고 불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은 이제 기존 필승조의 대안으로도 거론될 만큼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다.
2017년 1차지명 투수로 그동안 갖고 있었던 하드웨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됐던 윤성빈. 올해는 커리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을 정도로 중용을 받고 있다.
비록 올해 시작은 처참한 실패였다. 5월 20일 사직 LG전에서 1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긴장감과 부담감에 휩싸이며 손을 떨기 까지 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의 불펜 전환 가능성을 타진했고 이후 불펜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고 완전히 정착했다. 최고 159km까지 찍는 강속구에 145km에 가까운 구속을 찍으면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조합은 긁히는 날, 언터쳐블이다. 후반기에는 확실하게 불펜 한 자리를 차지했고 상대의 핵심 타자들과의 승부에서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현재 성적이 특출나지 않다. 23경기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8.35(18 ⅓이닝 17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선발 첫 등판 경기를 제외하면 구원 평균자책점은 4.15(17 ⅓이닝 8자책점)에 불과하다. 불펜으로 27개의 탈삼진을 뽑아냈고 7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9이닝 당 탈삼진 14.02개에 달하고 9이닝 당 볼넷도 3.63개로 준수하다.

이제 올해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21홀드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정철원에 준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감독은 “슬라이더 비중이 높은데 대놓고 던진다. 똑같은 패턴이 좀 잡힌다”며 정철원의 현재 부침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5.19(8⅔이닝 5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8월 31일 두산전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앞서 4경기 연속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윤성빈이 좀 더 중요한 상황에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멀티 이닝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윤)성빈이가 확률이 높지 않나. (정)철원이가 타자를 이겨내는 게 잘 안되니까 이제 성빈이가 더 중요할 때 들어갈 수도 있다. 포크볼도 워낙 좋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아픈 손가락이 아닌, 핵심 필승조로 대우 받는 윤성빈이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편견, 그리고 난관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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