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드디어 로스엔젤레스(LA)FC 홈 팬들과 만난다. 그가 대망의 홈 데뷔전을 앞두고 각오를 밝히며 10년 만에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이유도 언급했다.
LAFC는 9월 1일 오전 11시 45분(한국시간)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서부 컨퍼런스 29라운드 홈 경기에서 샌디에이고 FC와 맞붙는다. 현재 LAFC는 승점 41로 5위, 샌디에이고는 승점 53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팬들이 기다리던 손흥민의 안방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그는 지금까지 MLS 무대에서 3경기를 치렀지만, 모두 원정 경기였다. 이제 손흥민은 라이벌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홈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손흥민은 샌디에이고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힘든 원정 3경기였다. 그래도 정말 훌륭했고, 즐거웠다. 긴 원정이었지만,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있었다. 내게는 그런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당연히 이 클럽을 위해 트로피를 들어 올리길 기대한다. 그게 바로 내가 여기서 뛰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3달 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 기운을 발판삼아 계속 나아가고 싶다. 한 달 만의 첫 홈 경기다. 지난 한 달이 1년처럼 느껴졌다. 정말 기대된다. 팬들도 정말 멋질 거고, 경기장도 꽉 찰 거다. 다시 경기장에 들어서고 싶어서 기다릴 수가 없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미 LA를 상징하는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이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LA 다저스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으며 미국 농구 NBA 팁오프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 토링턴 LAFC 단장에 따르면 손흥민의 등번호 7번 유니폼도 리오넬 메시뿐만 아니라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등 그 어떤 스포츠 선수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LAFC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LAFC는 "손흥민 영입 발표가 클럽의 이전 유명 선수 영입 벤치마크인 2022년 가레스 베일 영입 때보다 5배 이상 큰 글로벌 영향력을 일으켰다. 8월 초 LAF의 콘텐츠가 약 339억 8000만 뷰로 594% 증가했으며 미디어 보도가 289%나 증가했다는 점도 짚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LA의 뜨거운 응원 열기에 대해 "솔직히 말해서 정말 놀랐다. 미국에서 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날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 3주 동안 정말 바빴다"라며 웃었다.
물론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축구와 우승이다. 그는 "하지만 난 여전히 축구를 하러 여기에 왔다. 3주간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지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난 이미 말했듯이 우승하고 트로피를 따려고 여기 온 거다. 내 일은 축구를 하는 것뿐"이라고 다짐했다.

LAFC에서 '행복 축구' 중인 손흥민. 다만 그는 토트넘에서 덜 행복했기 때문에 변화를 택한 건 아니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행복하지 않게 축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환경 속에서 더 발전하고 싶었다. 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있다. 그런 게 큰 이유였다"라며 말했다.
또한 그는 "축구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 와서 행복이 더 늘어났다기보단 그냥 난 축구할 때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이다. 그런 축구를 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고, 조금의 변화가 필요했을 뿐이다. 다른 구단에서 더 고생을 많이 한 건 절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손흥민은 MLS 판을 더 크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오고 있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그리고 앞으로 MLS에 합류할 많은 선수들처럼 말이다. 분명히 그들은 이 리그를 최대한 크게 만들고 싶어 한다. 당연히 나도 그 이유 때문에 여기에 있다"라고 밝혔다.
더 많은 팬들에게 행복을 전하길 바라는 손흥민. 그는 "물론 내 이름은 그들과 비교하면 아주 작다. 하지만 그저 리그가 더 많은 관심과 집중을 받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사람들에게 미소와 행복, 뛰어난 축구를 선물하고자 여기에 왔다. 그게 바로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거다. 내가 여기에 있는 동안 리그가 점점 더 커지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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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