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에 가려진 또 한 명의 데뷔전...'기성용 장학재단 장학생' GK 홍성민, "잘하기보다 재미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오!쎈 인터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7.20 06: 49

'기성용 장학재단 장학생' 홍성민(19)이 기성용(36, 이상 포항)과 함께 데뷔전을 치렀다.
포항 스틸러스는 19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전북현대와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승점 32점(9승 5무 8패)에 머물며 4위 자리를 지켰고, 전북은 승점 48점으로 선두를 내달렸다.
포항은 전반 31분 홍윤상의 선제골과 44분 이호재의 추가골로 2-0까지 앞서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기성용은 선발 출전해 중원에서 공격 전개에 기여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다. 포항 스틸러스 홍성민 골키퍼가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2025.07.19 / foto0307@osen.co.kr

후반전 들어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다. 후반 19분 이승우에게 추격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35분에는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점을 놓쳤다.
포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까지 완벽한 흐름을 가져왔지만, 후반 들어 체력 저하와 수비 집중력 저하로 무너졌다. 기성용은 후반 31분 교체되며 복귀전을 마무리했으나, 팀의 승리를 지켜보지는 못했다.
이날 기성용은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일 FC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기성용은 그야말로 '슈퍼스타'였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할 때부터 팬들이 몰렸고 이번 전북전 14,275석이 전석 매진됐다. 킥오프를 앞두고 선발 선수 소개 영상이 재생됐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선수 한 명 한 명이 소개될 때마다 이름을 호명하며 응원했다. 기성용의 이름이 나오자 스틸야드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수많은 팬들이 "기성용! 기성용!"을 외치면서 기대를 드러냈다. 
'기성용의 포항 데뷔전'으로 뜨거웠던 스틸야드지만, 또 한 명의 선수가 데뷔전을 치렀다. 바로 2006년생 골키퍼 홍성민이다. 
홍성민은 기성용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신인'이다. 바로 기성용 장학재단 장학생 출신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태하 포항 감독은 "입단 첫 해다. 쭉 지켜보니 자질이 굉장히 좋다. 대범하다. 공을 잡았을 때 연결하는 부분. 첫 패스 선택이 굉장히 효율적이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한 모험인데 언젠가는 꺼내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박 감독은 "전북이라는 강팀, 기성용이라는 선수의 합류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 선수가 가진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팀에도, 선수에게도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다. 전북 현대에 2-3으로 역전패한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7.19 / foto0307@osen.co.kr
뜨거웠던 데뷔전, 결과는 아쉬운 2-3 역전패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홍성민은 "이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감독님이 2주 전부터 (선발로 뛸 것을) 미리 알려주셔서 긴장은 크게 되지 않았다. 다만 경기장에 도착하니 긴장되기 시작했다. 코치님, (황)인재 형, 저희 키트 매니저 형이 옆에서 장난도 많이 치면서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괜찮게 잘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홍성민은 좋은 킥으로 포항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총 5번의 선방을 기록할 정도로 골키퍼로서의 재능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성민은 "상대가 1위 팀이었다. 공격력도 강한 팀이다. 편하게, 국제 무대에서도 몇 번 뛰어봤기에 그 경험을 살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재밌게 하자'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좋은 상황, 이기고 있었다. 마지막 골을 실점할 때 반응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순간 집중력을 잃었다. 아무 생각 못했고 그냥 허탈했다"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첫 프로 데뷔전을 소화한 홍성민은 "고등학교, 20세 이하 대표팀, 17세 이하 대표팀과 비교해 템포도 2~3배 빠른 것 같다. 훈련 때 연습했던 것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대선배' 기성용이 따로 해준 이야기는 있었을까. 홍성민은 "저는 기성용 장학재단 학생이었다. 저도 데뷔전이고, 성용이 형도 데뷔전이었다. 저희 재단 대표시기도 하다. 함께 데뷔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즐겁게 하라고 이야기 해주셨고 경기 끝나고는 '데뷔 축하한다. 수고했다'고 말하셨다"라고 전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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