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 우승 놓친 ‘페이커’ 이상혁, “결과 아쉽지만, 과정 아쉬움 없어…많이 배운 대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5.07.13 16: 27

“다가오는 e스포츠 월드컵(EWC)에서 쵸비 선수와 또 맞붙을 수 있는데 그 때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네요.”
국제대회의 T1으로 불리지만,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과 달리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T1은 여정이 순탄치 않았다. 8년 만에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한 ‘페이커’ 이상혁은 결과의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지만, 이내 이번 대회를 위해 달려온 동료들에 대한 신뢰와 함께 이번 패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T1은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벌어진 ‘2025 MSI’ 결승전 젠지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하면서 지난 2017 MSI 우승 이후 8년간 이루지 못했던 통산 3회 우승에 대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젠지의 우승 세리머니와 방송 인터뷰가 한창인 상황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았다. 이내 평정심을 찾은 모습을 보인 그는 결승전까지 쉼없이 달린 T1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전했다. 그는 준우승의 쓰라림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대회들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번 MSI 기간 동안 우리 팀이 굉장히 잘 해왔기에 이번 결승 패배가 많이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젠지를 상대로 이번에 두 번 지긴 했지만 또 다음에 만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번 경기를 토대로 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LCK 2라운드 종료 당시만 해도 T1의 MSI 참가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큰 경기에 강하다’는 명성 그대로 국내 선발전에서 젠지에 이어 두 번째로 밴쿠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MSI 본선에서도 젠지에게 두 번 졌지만, MSI 무대에서 오랜기간 고전했던 LPL팀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면서 국제대회의 강호 T1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상혁은 T1이 국제전 강해지는 이유에 대해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국제전 경험도 많다. 또 이제 국내 리그에서 보다 국제전에서는 조금 더 우리가 승리를 위한 그런 모든 준비했던 것들을 실행으로 옮기는 단계이기에 조금 더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팀 전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단계였다는 답변을 내 놓았다.
이날 1세트 킬관여율 100%의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했던 ‘페이커’ 이상혁은 ‘쵸비’ 정지훈이 2세트부터 활약에 흔들리기도 했다. 정지훈은 이번 결승 시리즈에서 단 6데스만을 허용하면서 결승 MVP에 선정됐다.
‘쵸비’ 정지훈과 맞대결에 관해 “초반 세트들에서는 생각한 대로 좀 흘러가긴 했다. 4, 5세트에서는 개인적으로 라인전에서 실수가 좀 많았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생각한 대로는 나오지는 않은 것 같다. 다음 EWC에서 ‘쵸비’ 선수와 다시 맞붙게 될 수 있는데 그 때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총평 뒤 각오를 다졌다.
젠지전 패배의 아쉬움을 묻자 그는 “아쉬운 부분은 우리가 패배한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외에는 이제 젠지도 워낙 강한 팀이기 때문에 승부를 하다 보면 패배를 할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과정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는 없는 것 같다. 많이 배운 대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이상혁은 콜리세움이 울릴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을 한 팬들 뿐만 아니라 이른 시간부터 한국에서 T1의 경기를 시청한 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현장까지 와주신 분들과 한국에서 아침 경기라 챙겨보시기 어려우셨을 텐데도 봐주셔서 감사하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있을 경기들도 열심히 팬분들께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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