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로 실버 스크랩스가 울려 퍼진 2025 MSI의 주인공은 ‘LCK 호랑이’ 젠지였다. LCK 1번 시드로 나선 젠지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 끝에 숙적 T1을 따돌리고 MSI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디펜딩 챔프’였던 젠지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젠지는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전 T1과의 경기에서 쫓고 쫓는 접전 끝에 3-2 로 승리했다. 대회 MVP는 결승전에서 단 6데스만 기록한 '쵸비' 정지훈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젠지는 무패로 대회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MSI 연속 우승은 과거 T1 RNG에 이은 역대 세 번째 MSI 리핏에 성공했다. 반면 2017년 이후 8년 만에 MSI 우승을 노렸던 T1은 먼저 매치포인트를 가져온 유리한 상황에서 4, 5세트를 내리 패하면서 고개 숙여야 했다.
젠지의 출발은 불안했다. 진영 선택권이 있음에도 ‘페이커’ 이상혁의 킬 관여율 100%의 특급 캐리에 흔들리면서 상대에게 기선을 제압당했다.

그러나 젠지도 2세트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기인’ 김기인의 사이온이 ‘도란’ 최현준의 ‘카밀’을 제대로 찍어 눌렀고, ‘쵸비’ 정지훈의 라이즈 역시 11킬 9어시스트라는 빼어난 경기력으로 젠지의 반격을 이끌었다.
멍군을 불렀지만 T1의 저력에 3세트를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T1이 이번 대회 8전 전패를 기록한 레나타 글라스크를 완벽하게 사용하면서 젠지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T1은 15분 협곡의 전령 앞 교전에서 시간 차 에이스로 7-1로 크게 벌렸고, 이어진 아타칸 교전까지 완승을 거두면서 2-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젠지는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았다. 이날 결승전의 백미였던 4세트에서 젠지는 벼랑 끝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T1의 핵심 선수인 ‘페이커’를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아타칸 교전에 앞서 쓰러뜨린 뒤 이번 2025 MSI 아홉 번째 실버스크랩스를 퍼시픽 콜리세움에 울리게 했다.
승부를 재원점으로 돌린 젠지는 5세트 탱커와 군중 제어기가 없는 고난이도 조합을 꺼내드는 승부수를 띄웠다. 밴픽에서 T1이 웃는 상황에서 젠지는 ‘듀로’의 활약에 스노우볼을 굴려나갔다.

퍼블을 내줬지만 곧바로 환상적인 탑 다이브를 통해 T1을 몰아치기 시작한 젠지는 T1의 넥서스를 깨는 마지막 순간까지 공세를 퍼부으면서 역대 세 번째 MSI 리핏의 주인공이 됐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