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엔트리에 남아있다. 그런데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 대행은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그 계획을 완전히 어긋나게 했다.
두산 조성환 감독 대행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했던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조성환 대행의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앞두고 직전 주말 시리즈 선발 등판했던 선수들을 대거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더 이상 전반기 등판은 없었기에 불펜 투수들을 보강하며 후반기를 준비하는 계획이다. 두산은 최승용과 최원준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 그런데 지난 2일 잠실 삼성전 등판 이후 콜어빈은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았다.
올해 두산이 일본 구단들과 경쟁 끝에 야심차게 모셔온 외국인 투수 콜어빈은 올 시즌 16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4.46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든판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시비에 휘말리고 벤치의 교체 판단에 불만을 품고 투수코치를 어깨로 치고 가기도 했다. 또 벤치의 기대와는 다른 의견들을 표출하면서 말썽을 일으켰다. 두산의 ‘금쪽이’와 같은 선수였지만 조성환 대행은 롯데 3연전을 앞두고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콜어빈을 불펜으로 기용하려고 한 것. 콜어빈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은 이유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조성환 대행의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조성환 대행은 “사실 부산에 내려올 때 첫 경기(8일)는 최민석과 콜어빈으로 끝내는 그림을 그리고 내려왔다. 김택연 등 불펜 필승조들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콜어빈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조 대행은 “하지만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몸에 불편함을 느꼈다(허리). 그래서 경기 전에 짜 놓은 플랜을 옮길 수 없었다”라며 “그리고 어제(9일)도 곽빈과 콜어빈으로 끝낼 생각을 했는데 어제도 불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 콜어빈은 오늘 쓰지 않고 후반기를 준비시키려고 한다”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답답함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도 조 대행은 “선수를 원하고 싶지 않다. 이닝을 좀 소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선수마다 다 사정이 있다. 핑계로 듣고 싶지 않다. 후반기를 잘 준비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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