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모르겠는데?" 무시하던 커쇼도 인정할 수밖에…어디서 또 이런 괴물이, 다저스 뼈도 못 추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7.10 05: 32

“누구랑 붙는지도 잘 모른다. 마운드에서 발목을 접질렀던 친구?”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7)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넷LA’를 비롯해 현지 언론과 올스타 선정 관련 인터뷰를 하던 중 마지막 질문으로 ‘신성’ 제이콥 미시오로스키(23·밀워키 브루어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두 투수는 9일 나란히 선발로 예고돼 맞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커쇼는 “누구랑 붙는지도 잘 모른다. (미시오로스키가) 마운드에서 발목을 접질렀던 친구인가? 구속이 빠르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이라이트를 몇 개 봤는데 빠르긴 빠르더라. 하지만 요즘 모든 투수가 그렇다. 나만 빼고”라는 자학 개그로 답변을 마치며 미시오로스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진] 밀워키 제이콥 미시오로스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시오로스키는 지난달 1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상대 데뷔전에서 최고 시속 102.2마일(164.5km) 강속구를 뿌리며 5이닝 노히터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6회 선두타자 빅터 스캇 2세에게 투구 후 뒷걸음질치다 발목을 접질렀고, 종아리 경련으로 교체돼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커쇼도 그 장면을 떠올리며 미시오로스키를 언급했다. 
하지만 커쇼가 보는 앞에서 미시오로스키가 자신의 존재감을 아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9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밀워키의 3-1 승리를 이끈 것이다. 
[사진] 밀워키 제이콥 미시오로스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회 시작부터 오타니 쇼헤이에게 커브를 공략당해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했지만 이후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앤디 파헤스를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무려 12개의 탈삼진으로 다저스 타선을 압도했고, 6회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으며 안정된 위기 관리 능력까지 보여줬다. 
총 투구수 91개로 최고 시속 101.6마일(163.5km), 평균 99.7마일(160.5km) 포심 패스트볼(4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커브(19개), 체인지업(6개)을 던졌다. 슬라이더도 최고 시속 97.4마일(156.8km)까지 나왔다. 헛스윙만 무려 21개를 이끌어낼 만큼 공에 힘이 넘쳤고, 변화구 움직임도 좋았다. 탈삼진 13개 중 포심 패스트볼로 잡은 것은 3개로 커브가 7개로 가장 많았다.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각각 1개씩. 시즌 4승(1패)째를 수확한 미시오로스키는 평균자책점도 3.20에서 2.81로 낮췄다. 시즌 5경기 25⅔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 11.6개. 
커쇼도 6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잘 던졌지만 다저스 타선이 미시오로스키에게 막히는 바람에 1-3 패배와 함께 시즌 첫 패전을 당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커쇼는 먼저 미시오로스키의 이름을 꺼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이제 미시오로스키를 알겠다. 정말 인상적이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특별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물론이고 4가지 구종 다 제구가 되더라. 저걸 어떻게 쳐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고 인정하며 찬사를 보냈다. 
5연패를 당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상대 선발투수에게 12개의 삼진을 당했을 때는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렵다. 그만큼 미시오로스키가 대단했다. 오늘 처음 봤는데 패스트볼이 특별했고, 제구도 훌륭했다. 커브, 커터,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상대 투수가 너무 좋았던 날이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미시오로스키에게 홈런을 친 오타니도 “구위가 정말 좋았다. 존에 공격적으로 들어왔고, 커맨드나 컨트롤도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시오로스키는 “세상 모든 존경을 받은 커쇼 같은 선수와 맞붙게 된 것은 정말 큰 영광이다. 3000탈삼진도 정말 대단하다”며 “온라인에서 커쇼가 나를 모른다고 하는 걸 봤다. 이제는 나를 알게 됐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일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밀워키 제이콥 미시오로스키가 9일 다저스전 승리투수가 된 뒤 동료들로부터 물 세례를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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