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최상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의 영입은 성공작일까?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든든한 타격으로 최형우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존재감 있는 외인타자로 평가하고 있다. 해결사 본능은 부족하지만 계페이스가 좋아지는데다 수비에서 3루수로 팀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즈덤은 타율 2할6푼7리 18홈런 45타점 48득점 3도루 출루율 3할7푼5리 장타율 5할6푼4리, OPS .939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3위, 장타율 2위, OPS 3위에 랭크되었다. KBO리그 타자 가운데 최상급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KIA는 OPS 1위 최형우와 3위 위즈덤을 보유하고 있다.
7월에는 타격 페이스가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6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3홈런 2루타 2개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KBO리그 투수들의 볼배합에 적응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우중간을 낮게 비행하는 총알 타구로 담장을 넘기는 괴력도 보였지만 상황에 맞게 가벼운 스윙으로 안타도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100% 만족 못하는 이유는 찬스에서 해결사 능력이다. 88번의 득점권 기회가 주어졌으나 17안타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이 2할3푼9리에 불과하다. 리그 34위이다. 17안타 가운데 홈런은 2개에 그쳤다. 삼진은 35번이나 당했다. 7월에도 7번의 득점찬스에서 1안타에 그쳤다. 위즈덤이 찬스에서 해결 능력을 더 보였다면 KIA 승수는 더욱 많아졌을 것이다.
이범호 감독도 득점권에서 부진한 점에 대해 "주자가 있을 때 잘 되지 않아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며 아쉬움을 표한다. 동시에 "계속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주자 있든 없든 본인 타석에서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 찬스도 잘 해결해 줄 것이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뒤에 형우가 잇으면 위즈덤을 잡으려고 강하고 어려운 볼을 던진다. 위즈덤이 하나 쳐주고 살아나가면 빅이닝이 가능해진다. 운도 좋고 OPS도 높은 편이다. 앞으로 굉장히 좋아질 것이다"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모든 플레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박수를 받고 있다.

특히 3루수를 맡아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전 3루수 김도영이 두 번이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원래 1루수였던 위즈덤은 3루수로 뛰고 있다. 타선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오선우를 1루수로 기용하고 고종욱을 좌익수로 기용해 공격력을 높일 수 있었다. 위즈덤이 만일 3루를 맡지 못했다면 타선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3루수로 포구와 송구 모두 안정감을 보여주는데다 상대타자들의 기습적인 번트도 대처를 잘해주고 있다. 이 감독은 "3루 수비는 이 정도면 최상이다. 3루를 봐주어 선우와 종욱, 창진까지 활용해 득점력을 높일 수 있었다. 번트와 작전까지 복잡한게 많은데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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