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점점 잊혀져..'쇼 하는 거다' 악플도" 오열 ('오은영 스테이')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5.07.07 22: 30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사연을 전했다.
7일 방송된 ‘오은영 스테이’ 3회에서는 오은영 박사, 고소영, 특별 알바생 유세윤과 함께하는 스테이 2기가 시작됐다.
이날 방송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땅콩과자'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해 가슴을 먹먹하게 자아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땅콩과자는 ‘오토크’ 시간에 “다정한 아빠였다. 제가 30대 중반인데도 공주라고 부르셨었다. 제가 밤 늦게 오면 항상 마중나와 계시고. 또 손녀를 엄청 좋아하셔서 매일 영상통화를 했는데, 그냥 지금 생각해보면, 제게 사랑을 많이 주셨구나, 싶다”라며 아버지를 떠올렸다.
이어 “마지막 통화가 크리스마스 이브날이었다. 손녀 보고 싶다고.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 크리스마스 날이 비행기 출발하는 날이라 ‘여행 잘 다녀오세요. 다녀와서 봬요’ 했었다. 사고 당일, 12월 29일 연말이라 직장인들이 다 바쁘지 않나. 일하고 있다가 단톡방에서 소식을 봤다. 생각해보니 아빠가 여행을 가신 거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 아빠에게 전화하는데, 안 받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인터넷 기사를 보는데 거기서 탑승객 명단에 (이름이) 나타난 것"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냥 울면서 갔다. 그냥 공항에 계속 앉아서 기다리는데, ‘아빠가 조금만 다치셨으면 좋겠다’ 했다. 두 명 구출됐다고 하길래, 그중 한 명이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 계속 기다렸다. 그랬는데. 자꾸 사망자가 늘어나는 거다. 그러다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걸 봤을 때는 ‘차라리 고통이 짧으셨길’ 기도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또한 그는 "매일매일이 후회인 것 같다. 당연히 언젠간 이별하는 걸 알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별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라며 "그것보다 슬픈 건, 이 사고가 점점 더 잊힌다는 거다. 이 사고가 마무리되어서 끝난 게 아니라, 그냥 멈춰 있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예전에 아빠 추모제 때 추모 편지를 낭독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제가 봤던 댓글들이, ‘슬픈 사람이 저러고 있겠냐’, ‘쇼하는 거다’. 그런 걸 보면서, 이제는 안되겠다 싶어서, 유가족분들이 시위도 하고 서명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제 와서 그러냐’는 댓글이 있더라. 그냥 슬퍼하느라 아무것도 못하다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안 좋은 것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내가 뭘 잘못해버린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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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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