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자르는 거야?" 이정후 또 죽을 뻔 했다, 한국서 경질된 감독 대체 왜 이러나 '해고 여론 활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7.07 05: 28

요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은 맷 윌리엄스(60) 3루 베이스코치다. 3루에서 너무 과감하게 돌려 홈에서 죽은 주자가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정후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3-4로 뒤진 9회 1사 2,3루에서 패트릭 베일리의 좌전 안타 때 2루 주자였던 이정후는 윌리엄스 코치가 열심히 팔을 돌리자 3루를 지나 홈으로 뛰었지만 잡혔다. 짧은 타구였고, 무모한 홈 승부였다. 마이애미 좌익수 카일 스타워스의 송구가 옆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포수 닉 포르테스가 잡고 몸을 돌려 태그했다.  
그 전날(25일) 마이애미전에도 2-3으로 뒤진 5회 엘리엇 라모스의 좌측 2루타 때 1루 주자 데버스를 무리하게 홈으로 돌려 아웃을 당해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2경기 연속 윌리엄스 코치의 판단 미스에 샌프란시스코 팬심도 크게 들끓고 있다. 윌리엄스 코치를 해고해야 한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샌프란시스코 맷 윌리엄스 3루 베이스코치. 2025.02.23 / sunday@osen.co.kr

지난달 30일 ‘디애슬레틱’ 샌프란시스코 담당 기자 앤드류 배걸리의 독자와 질의응답 코너에서도 윌리엄스 코치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 가득했다. 한 독자는 ‘도대체 얼마나 더 윌리엄스를 3루 코치로 봐야 하나. 언제 주자를 돌려야 하고, 멈춰야 할지 아예 판단을 못하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배걸리 기자는 ‘윌리엄스는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베테랑이다. 매 순간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했다. 마이애미전 두 번의 주루사도 문제 삼을 것은 아니다. 5회 투아웃 뒤진 상황에서 데버스를 홈으로 보냈는데 그런 순간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옹호하며 이정후의 주루사에 대해서도 ‘이정후는 데버스보다 훨씬 빠르고, 팀은 이미 동점 득점을 올린 뒤였다. 마이애미처럼 어린 팀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실수를 유도해 경기를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마이애미가 멋진 수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3회 윌리 아다메스의 적시타 때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며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공을 놓친 애슬레틱스 포수는 시어 랭겔리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몇 주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시즌 중 3루 베이스코치를 교체하는 보기 드문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밥 멜빈 감독은 윌리엄스를 매우 신뢰하고 있으며 마이애미전 두 번의 주루 판단에도 동의했다. 샌프란시스코 프런트도 시즌 중 코치를 바꿀 스타일은 아니다’며 윌리엄스 코치가 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샌프란시스코에서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팀 플래너리 전 3루 베이스코치도 윌리엄스 코치를 옹호하고 나섰다. SNS를 통해 윌리엄스 코치를 비난하는 팬들에게 반박하기도 한 플래너리 전 코치는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더는 참을 수 없어 사람들에게 베이스코치가 왜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몇 가지 설명을 했다”며 “윌리엄스는 15년 내내 3루에서 코치하고 있다. 왜 주자를 돌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순 있지만 진짜로 이해하는 사람은 3루 베이스코치들밖에 없다”고 마음을 헤아렸다. 
그러나 6일 애슬레틱스전에서도 윌리엄스 코치의 판단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첫 번째는 이정후였다. 2-1로 앞선 3회 2사 2,3루에서 윌리 아다메스의 중전 안타 때 3루 주자에 이어 2루 주자 이정후까지 홈으로 파고들며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포수 시어 랭겔리어스가 공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운이 좋아 결과적으로 득점이 됐지, 무모한 판단이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브렛 와이즐리가 8회 라파엘 데버스의 2루타 때 1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다 태그 아웃되고 있다. 애슬레틱스 포수는 시어 랭겔리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8회 2사 1루에선 데버스의 좌측 2루타 때 1루 주자 브렛 와이즐리가 홈에서 아웃됐다. 3루를 지났을 때 윌리엄스 코치가 두 팔을 들어 멈춤 사인을 보냈지만 의사소통의 오류였는지 와이즐러는 잠시 멈칫하다가 그대로 홈에 뛰어들었다. 선수의 판단 착오일 수 있지만 베이스코치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윌리엄스 코치는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을 기록한 거포 3루수로 올스타 5회, 실버슬러거 4회, 골드글러브 4회 경력의 스타 출신이다. 2014~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을 맡았고, 첫 해에는 지구 우승으로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두 번째 시즌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고, 오클랜드에서 3루 베이스코치를 지내다 2020년 한국으로 넘어왔다.
KIA 타이거즈 최초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6위, 9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놓고 경질됐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밥 멜빈 감독의 부름을 받아 3루 베이스코치를 맡았고, 지난해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로 자리를 옮기자 같이 이동해 같은 보직에 기용됐다. 멜빈 감독과 3개 팀에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KIA 시절 맷 윌리엄스 감독. 2020.07.10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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