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부산 사직야구장.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운 날씨에도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박찬형과 한태양은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이날은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상대는 KT 위즈. 경기 전 두 선수는 내야 수비 훈련으로 구슬땀을 쏟았다. 특히 박찬형은 수비 훈련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전날 경기를 되돌아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박찬형은 27일 경기에서 2회 초 유격수 전민재의 실책 이후 교체 출전했다. 그리고 2-2로 팽팽하던 2회 말, 선두 타자로 등장한 그는 통렬한 스윙으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가 뜨거웠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3회 초 1사 2루, KT 위즈 문상철의 땅볼 타구가 박찬형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 올랐다. 기록은 실책. 그리고 이어진 적시타로 점수는 뒤집혔다.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그의 첫 홈런의 감격을 묻어버린 셈이다.
경기 후 박찬형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날, 누구보다 먼저 그라운드에 나서 글러브를 끼고 수비 연습을 반복했다. 한태양 역시 더운 날씨에도 빠른 동작과 송구 훈련을 이어갔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부상과 기복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투입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 박찬형은 그 중심에 있다. 데뷔 첫 홈런의 기억보다는, 실책 이후의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는 듯했다. 이날 수비 훈련은 단지 루틴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 foto030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