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4일 만의 홈런!’ 등번호 107번의 반란…육성선수 출신 외야수의 반전 드라마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6.18 12: 4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승규가 무려 1384일 만에 손맛을 봤다. 등번호 107번에서 시작한 그의 올 시즌은 이제 ‘반전 드라마’로 향하고 있다.
박승규는 지난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12-1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두산 선발 콜 어빈의 4구째 커브(시속 126km)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비거리는 115m. 지난 2021년 9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1384일 만의 홈런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 090 2025.05.24 / foto0307@osen.co.kr

경기 후 박승규는 구단 공식 유튜브 ‘라이온즈TV’를 통해 “넘어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진짜로 넘어가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 094 2025.05.21 / foto0307@osen.co.kr
박승규는 지난해 7월 상무에서 전역한 뒤 허리 부상 회복에 집중했고, 올 시즌은 육성 선수 신분으로 시작했다. 등번호 107번을 달고 퓨처스리그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26경기에서 타율 3할8푼2리(89타수 34안타) 5홈런 26타점 15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OPS는 무려 1.048에 달했다.
좋은 성과는 곧 기회로 이어졌다. 지난 5월 23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시즌 첫 1군 콜업을 받았고, 정식 선수로 전환되며 등번호도 66번으로 바뀌었다.
1군에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현재까지 18경기에 나서 타율 3할9푼6리(53타수 21안타), 1홈런 4타점 11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에서는 데뷔 첫 4안타 경기도 달성했다.
그는 “예전엔 결과가 안 좋으면 쉽게 흔들렸는데, 이제는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과정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결과 뒤에는 조력자의 존재도 있었다. 박승규는 “캠프 때 이진영 타격 코치님과 중심 이동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입대 전보다 치열해진 외야 경쟁에 대해선 “모든 외야수가 서로 정말 친하고 성실하다. 경쟁보다는 팀 전체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승규는 “도루, 홈런, 안타, 타율, 수비 등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상과 육성 선수라는 낮은 출발점. 하지만 박승규는 1384일 만의 홈런포로 새로운 챕터를 연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박승규 094 2025.05.24 / foto030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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