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눈은 안 좋았는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17년차 내야수 안치홍(35). 올해 안치홍은 한때 타율이 8푼대까지 내려가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었다. 1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상황에서 기록이 32경기 타율 1할6푼(94타수 15안타) 7타점 OPS .391에 불과했다. 그나마 최근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는데도 이 정도의 기록에 그쳤다.
지난해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2년차에 벌써 불안한 슬럼프와 마주했다. ‘악성 계약’에 대한 우려도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던 상황.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결국 안치홍도 변화를 선택해야 했고 그 변화를 눈에서 찾았다. 안치홍은 평소에도 눈이 안 좋았다고. 일상 생활에서는 안경을 착용하고는 했다. 그동안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커버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없었다. 렌즈 착용도 불편했던 과거가 있었다. 결국 안치홍은 17일 사직 롯데전부터 안경을 쓰기로 결정했고 결국 안경이 효과를 봤다.

안치홍은 1회 첫 타석 유격수 병살타를 때렸지만 타구의 코스와 타격 타이밍은 괜찮았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 2사 1,3루에서 롯데 선발 데이비슨의 초구 130km 포크볼을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선제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안치홍의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 선발 와이스의 역투와 함께 한화는 6-0의 완승을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안치홍의 안경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는 “원래 눈이 좀 안 좋았다. 그런데 최근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어제 휴식일에 안과 검진을 했다. 그런데 눈이 점점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하고 공 보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얘기를 하셔서 이번에 쓰겠다는 결심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상 생활에서는 자주 쓴다. 하지만 20대 중후반 때 렌즈를 끼고 경기를 했다가 경기 중간에 렌즈가 빠지기도 해서 불편했다. 그래서 포기를 했는데 이번에 아예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결단을 했다”라고 했다. 시력은 0.5~0.6 정도지만 난시 원시 등이 문제였던 것.

안치홍은 “사실 그동안은 정확하게 한다기 보다는 타석에서 제가 해왔던 훈련을 통해서 했던 부분이 컸다. 그런데 점점 더 안 좋아질수록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고민을 전했다.
그래도 이제는 안경을 쓰고 야구하는 것에 정착을 하려고 한다. 그는 “불편한 것을 걱정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할만했다. 적응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쓰고 야구를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팀 동료인 채은성도 안경을 쓰고 야구를 한다. 채은성 2017년부터 안경을 착용하고 경기를 소화했다. 조언도 구했다. 그는 “(채)은성이 형이 이질감이 없어지게 잘 때 빼고는 항상 끼고 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도 원래 경기 끝나고 착용하는 정도였는데 낮에도 계속 쓰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안치홍의 타격감 회복에 대해 “팀이 밝아지고 있다”라고 반색했다. 안치홍 역시도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터.
그는 “감독님께서 제가 이 팀에서 받는 기대도 아시고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경기가 원활해지는데 제가 너무 길게 못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반가우셨던 것 같다”라면서 “동료들이 정말 고맙게도 안타 한 개만 쳐도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그런 부분들이 동료들에게 고마웠다. 앞으로도 매 경기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매 타석 기대가 되는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부활을 재차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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