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라이언 와이스가 다시 한 번 완봉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더 길게 내다봤고 와이스도 수긍했다.
와이스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90구 3피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9승(2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와이스는 완벽한 피칭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일단 올해 롯데를 상대로 상당히 강했다.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2.57(14이닝 4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14이닝 동안 23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실점이 있어도 기본적으로 와이스가 압도하고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여기에 와이스는 이틀의 휴식을 더 부여 받았다. 당초 지난 10일 두산전 7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00개를 기록했다. 앞서 4일 KT전의 투구수도 102개(5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였다. 정상 로테이션이라면 15일 대전 LG전에 투입되어야 했다. 하지만 1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됐고 문동주의 복귀 일정까지 더해지면서 와이즈는 이틀 더 휴식을 취하고 상대적으로 더 강한 롯데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이틀의 휴식이 와이스에게는 꿀맛처럼 다가왔을까. 와이스는 더 힘을 냈다. 구속과 구위 모두 최상이었고 스위퍼의 각도도 훨씬 더 예리하게 꺾였다. 궁지에 몰린 롯데 타자들이 헛스윙 하기에 바빴다. 최고 156km, 평균 153km의 포심 패스트볼 39개, 스위퍼 42개, 커브 7개, 체인지업 2개를 섞어 던지면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1회 전민재 고승민 레이예스를 3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8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으면서 위력을 떨쳤다. 2회에도 선두타자 전준우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워 4타자 연속 삼진, 이후 김민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고 손호영을 다시 삼진으로 처리해 2회를 정리했다.
3회 선두타자 정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면서 첫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정보근을 유격수 뜬공, 김동혁을 좌익수 뜬공, 전민재를 3루수 땅볼로 요리해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고승민과 레이예스를 2루수 땅볼,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9개의 공만 던졌다. 5회에도 선두타자 김민성을 삼진, 손호영을 중견수 뜬공, 정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승리 투수 조건을 갖췄다.
6회에도 정보근을 삼진, 김동혁을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전민재를 다시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7회 선두타자 고승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레이예스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면서 13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그러나 전준우를 유격수 뜬공, 김민성을 다시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별 타격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7회까지 투구수는 78개에 불과했다. 8회에도 당연히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한태양은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정훈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이날 3번째 피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손성빈을 3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3타자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8회까지 투구수 90개. 와이스는 완봉도 노려봄직 했다. 실제로 와이스는 코칭스태프에 완봉 도전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양상문 투수코치는 와이스의 의사를 꺾었다. 지난 5월 11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와이스는 8이닝 93구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당시에도 완봉승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와이스는 스스로 의욕을 자제했다.

아울러 지난 5월 23일 대전 롯데전에서도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장두성에게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고 교체됐다. 당시에로 8회 투구수 93개였다.
하지만 양상문 투수코치는 “일요일 경기도 있기에 와이스의 완봉을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즌은 길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올 시즌에만 3번째 8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경기 후 와이스는 “완봉에 대한 아쉬움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 투수코치님이 이번에는 4일 휴식 후 또 일요일에 선발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배려를 해주셨다”면서 “하지만 감독님과 투수코치님을 믿고 그런 결정을 존중한다. 결정을 내린 이후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시즌을 길기 때문에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완봉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더 강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출했으면 코칭스태프도 의사를 굽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와이스는 “이해는 하지만, 우리 팀 승리가 중요하다. 팀 승리에 대한 거에 만족하고 싶다”라며 성숙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3위 롯데와의 승부에서 와이스는 다시 한 번 롯데전 강세를 보여줬다. 아울러 빅매치의 에이스 역할을 다시 한 번 해냈다. 그는 “오늘 투구 마음에 들고 기분이 좋다. LG 3연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롯데전 등판으로 바뀌면서 빅매치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투구를 펼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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