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은 떠났지만, 손흥민은 남아야 한다. 그는 단순한 스타를 넘어, 토트넘의 '리얼 레전드'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이적설이 뜨겁다. 무대는 튀르키예, 그리고 익숙한 얼굴 조세 무리뉴 감독이 기다리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미친 제안’을 준비했고, 손흥민은 거부하기 어려운 오퍼를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과거와 달리 손흥민도 “기다려보자”는 말로 이적 가능성을 열어두며 여론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의 마음은 다르다. 그들은 아직 손흥민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왜냐하면 손흥민은 단순한 팀의 공격수나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 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이며,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산을 남긴 몇 안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17/202506171550774005_6851110071536.jpg)
많은 사람들이 손흥민을 해리 케인과 비교한다. 두 선수 모두 팀을 상징했지만, 결말은 달랐다. 케인은 끝내 우승에 대한 갈망을 이기지 못하고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반면 손흥민은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결국 토트넘에도 트로피를 안겼다. 이는 케인조차 이루지 못한 성과다. 그가 ‘캡틴 손’으로 불리는 이유다.
리더십도 차원이 다르다. 손흥민은 말보다 행동으로 팀을 이끌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최선을 다했고, 경기력뿐만 아니라 태도와 헌신으로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지난 시즌 리그 46경기 11골 11도움, 유로파리그 트로피까지 더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팬들의 아쉬움이 남는 시즌일 수는 있어도, '리더로서의 존재감'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보답해야 할 때다.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단순히 캐시카우로 생각하고 매각을 검토한다면, 그것은 구단의 정체성과 철학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손흥민은 단순한 선수 한 명이 아니라, 토트넘이라는 클럽의 정신적 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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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과의 재회? 매력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의 상상이다. 손흥민은 지난 10년 동안 토트넘과 함께 성장했고, 수많은 순간을 함께 했다. 페네르바체가 아무리 챔피언스리그 티켓과 고액 연봉을 들이밀어도, 이 상징성과 신뢰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다.
손흥민의 이적설이 심상치 않게 번지는 지금, 토트넘 구단이 진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단순한 1년 연장 옵션이 아니라, 그가 클럽 역사에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레전드 대우'를 해야 할 순간이다. 한때 해리 케인을 통해 이뤄내지 못했던 ‘충성심과 성공의 공존’을, 손흥민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떠나는 게 정답이 아닐 수 있다. 때로는 남는 것이 더 큰 이야기를 만든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선택한다면, 그는 단순히 뛰어난 아시아 선수가 아니라, 진정한 ‘스퍼스의 심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트로피보다도 더 오래 남는 전설의 시작이 될 것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