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BK가 무섭다’ ML 3166안타 레전드의 악몽 “공을 건드리지도 못해, 꿈에서도 나왔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6.11 15: 40

프로야구 SSG 랜더스 퓨처스 선수단을 방문한 아드리안 벨트레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투수로 김병현을 언급했다. 
벨트레는 11일 인천 강화군 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MLB 레전드 멘토링 데이’에 참가해 SSG 퓨처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강연을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통산 21시즌(1998~2018년) 2933경기 타율 2할8푼6리(11068타수 3166안타) 477홈런 1707타점 1524득점 121도루 OPS .819를 기록한 벨트레는 메이저리그에서 시대를 풍미한 3루수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명예의 전당 투표 자격을 얻은 첫 해 득표율 95.1%를 기록하며 입성하기도 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김병현. /OSEN DB

벨트레는 “야구선수라면 항상 희생을 하고 훈련을 해야한다. 야구선수로서 조금 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조금 더 나은 야구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의 길에 들어선 이상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100% 이상을 끌어내야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다”며 퓨처스 선수들에게 간절함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투수를 묻는 질문에 탄성을 내지른 벨트레는 곧바로 김병현을 외쳤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394경기(841이닝) 54승 60패 21홀드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특유의 언더핸드 투구폼에서 나오는 시속 95마일(152.9km) 이상의 강속구와 떠오르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제공
“한국이라서 김병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벨트레는 “정말로 까다로운 투수였다. 29타석에서 모두 아웃을 당했다. 언더핸드로 95마일을 던졌는데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2007년 김병현이 나이가 들어서 구속이 떨어졌을 때 드디어 안타 하나를 쳤다. 그 때 경기장에서 세리머니를 엄청 했다”며 웃었다. 
오래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을 하지 못한 벨트레는 김병현과 만난 것이 29타석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벨트레와 김병현이 만난 것은 17타석이다. 그리고 안타를 친 것은 2006년이다. 그렇지만 김병현이 벨트레에게 아주 강했던 것은 맞다. 16타수 1안타 8탈삼진을 기록했고 볼넷은 하나를 내줬다. 
벨트레는 “그 순간을 이겨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95마일 공이 내쪽으로 날아오는데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서 들어온다. 노리고 치려고 해도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이었다. 미국에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정말 많지만 언더핸드로 그런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정말 볼 때마다 적응이 안되는 공이라고 생각했다”고 김병현과의 맞대결을 돌아봤다. 이어서 “김병현에서 만난 날에 잠을 자면 꿈에서도 김병현이 나왔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병현 외에도 벨트레는 박찬호(12타수 2안타), 류제국(2타수 무안타) 등에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서재응(9타수 6안타 2볼넷), 오승환(3타수 2안타)을 상대로는 강했다. 자신이 박찬호에게도 약했다는 말을 들은 벨트레는 “그렇다면 내가 한국인 투수들에게 약한 것 같다”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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