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제작 '오징어게임'이 시즌3로 드디어 피날레를 맞는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 한라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3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황동혁 감독, 주연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등이 참석했다.
'오징어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다. 2021년 9월 시즌1이 첫 공개돼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고, 역대 최고의 시청 기록을 경신하며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2024년 12월 시즌2를 선보였고, 드디어 마지막 시리즈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특히 2022년 9월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총 6관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에미상은 '방송계의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불리며, 비(非) 영어권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최초의 기록이다. 아시아를 통틀어서도 처음이다.
이번 시즌3에서는 직접 주도한 반란의 실패로 가장 친한 친구 정배(이서환 분)와 동료 참가자들을 잃은 기훈(이정재 분)이 게임을 끝낼 수 있을지, 가면을 벗고 참가자 001번 영일로 위장해 기훈과 함께 게임에 참여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은 어떻게 될지, 과연 기훈이 프론트맨 실체를 알게 될지, 게임의 총괄자로 돌아온 프론트맨과 기훈의 재회도 궁금해지고 있다.
여기에 코인 유튜버 명기(임시완 분), 해병대 출신 대호(강하늘 분), 프론트맨 인호의 동생이자 경찰 준호(위하준 분), 탈북민 출신 핑크가드 노을(박규영 분), 명기의 전 여친이자 만삭의 몸으로 참가한 준희(조유리 분),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 분), 유일한 모자 참가자 금자(강애심 분)와 용식(양동근 분), 어린 딸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참가한 경석(이진욱 분), 신빨 떨어진 무당(채국희 분), 남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민수(이다윗 분) 등도 어떤 변화를 맞을지 기대되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예고편을 보셔서 어느 정도는 짐작할 것 같은데, 기훈이 반란 끝에 대부분의 동료와 가장 친한 친구인 정배를 잃었다. 이후 성기훈이 잘못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으로 바닥에 떨어졌다가 어떻게 일어서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인간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 성기훈과 프론트맨의 가치관 차이를 위주로 봐달라"고 밝혔다.
"어떤 메시지를 가지느냐?"라는 질문에 "메시지를 드리기보단 시즌3에선 질문을 드리고 싶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진 많은 부작용이 과도한 경쟁과 끊임없는 자극, 패배감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수 있을까?, 후속 세대에 더 나은 세대, 지속 가능한 세대를 물려줄 수 있을까? 등을 시즌 2~3를 통해서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기훈이 겪는 변화에 대해 "친구의 죽음과 게임장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 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 등을 딛고 일어서려고 한다. 처음에는 이 게임을 멈추고 벌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면 점점 게임장 안에서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고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라는 결정을 하고 행한다. 이런 이야기와 결심으로 변모해가는 기훈의 변화가 나온다"고 답했다..
이병헌은 "기훈은 가장 친한 친구를 프론트맨이 죽여서 충격에 빠지고,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다. 원래 가졌던 마음처럼 이 모든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여전히 인간성을 믿는 기훈을 프로트맨이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프론트맨은 그런 기훈을 보면서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시즌 2~3가 한 이야기라고 본다면, 시즌3는 클라이맥스와 결말이 있다. 드라마적으로 강렬하게 달려갈 수밖에 없다. 기훈과 프론트맨의 본격 대립"이라고 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에서 산만했다 등 혹평이 나온 것에 대해 "시즌2와 3는 한꺼번에 쓰고 한꺼번에 찍었다. 시즌2의 반응을 보고 시즌3를 바꾸고 그러진 않앗다. 다만 시즌3의 결말이나 서사가 정리가 안 되고 끝났다. 시즌3를 보시면 많이 해소되시지 않을까 기대되된다. 시즌2를 벌려 놓은게 잘 수습이 됐구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시즌4는 없을 거라고 했는데 여전히 같은 마음이냐?"라는 질문에 "시즌4를 만들 계획은 없다. 그건 시즌3를 하면서 넷플릭스와 상호 얘기했던 부분이다. 단 기회가 되면 스핀오프를 해볼까하는 생각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즌3는 공개를 앞두고 배우들의 SNS, 스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박규영은 '오징어게임' 시즌3의 스포일러 논란에 휘말렸다. 자신의 SNS에 '오징어게임' 시즌2 촬영 현장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핑크 병정을 입은 채 휴식을 즐기고 있는 박규영의 모습이 담겼다.
문제는 박규영의 뒷편,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또 다른 배우의 정체였다. 박규영과 마찬가지로 핑크 가드 옷을 입은 배우가 담긴 가운데, 해당 배우가 시즌2에서 활약한 주요 배우 중 하나라는 추측이 쏟아진 것. 논란이 일자 박규영은 해당 사진을 빠르게 삭제했으나,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당연히 당황스러웠다. 이거 왜 그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실수를 하니까 실수를 했다고 끝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실수는 실수고 용서는 용서"라며 "지난 일은 묻을 건 묻고 앞으로 나가야 하니까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잘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거 때문에 미리 스포일러 당한 기분에 실망하거나 언짢으신 시청자 분들도 있으셨을 것 같다. 작은 실수로 봐주시고 그런 스포가 크게 여러분의 재미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것들이 많이 있으니까 보시면 '그게 별거 아니었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잘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감독은 "재발 방지를 법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본인들이 실수를 하고나서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으니까"라며 "당연히 마음 속에 그런 일이 다시는 벌어져선 안된다는 걸 알고 있을테니 따로 필요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직접 사과한 적 없는 박규영은 "노을과 경석의 서사를 궁금해 하실 건데 27일날 봐주시면 좋겠다"고 짧게 말했다.

시즌3를 선보이는 소회를 묻자 위하준은 "벌써 5년이 지났는데 5년이란 세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감회가 새롭다. 전 세계 큰 사랑을 받아서 행복하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 세워서 정말 행운아였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서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성장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가슴 속에 기억될 작품이면 좋겠다"고 했다.
이병헌은 "난 시원섭섭하다. 매번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한데, '오겜'은 좀 새로웠다. '오겜2'를 미국 가서 프로모션 했는데, 팬 분들을 보고 환대를 받았다. 먼저 할리우드 영화를 경험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도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응원과 환대를 받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콘텐츠로 엄청난 환대를 받는 것이 감회가 새로웠다. 아직 시즌3로 해외에 나가서 여러가지 프로모션이 남아 있는데 나 또한 긴 시간 배우로서 생활을 했음에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들을 하게 해줘서 이 작품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색다르고 크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나도 병헌 형과 같은 감정을 받게 된다. 작품적으로 말씀드리면 황동혁 감독님의 깊고 큰 세계관을 함께 경험했다는 게 좋은 경험이다. 큰 주제부터 매 에피소드마다 작은 주제들까지 많은 캐릭터들의 대화까지 챙겨가면서 만든다는게 굉장히 어렵다. 어떤 캐릭터는 사회적 연출, 어떤 캐릭터는 인간적인 감정 등을 잘 분배해서 만들었다. 시즌3까지 봤을 때 가장 큰 성과는 해외 및 국내 팬들이 각자 응원하는 캐릭터가 다르다는 점이다. 감독님이 대단하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박수를 드리고 싶다"며 남다른 감정을 털어놨다.
황동혁 감독은 "작품을 쓰기 시작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 6년을 바쳤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말도 안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런 성공을 꿈꾸며 감히 만들지 못한다. 믿을수 없는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참 많은 소중한 경험을 6년간 했다. 해외 나가서 많은 상도 받고 팬들도 만나고 해외 언론도 만나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돌이켜보면 한 개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창작자로서 이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감정이 내가 성장하는데 거름이 될 것 같다. 촬영하는 그 순간이 가장 소중한 순간일 것 같다. 얼마 전 미국에서 상을 받으며 그런 얘길 했는데 성공의 반짝임, 조명 등 그런 것에 취하지 않고 이 과정을 6년간 거치면서 느낀 감정과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다음 작품, 다음 작품을 준비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특별한 마음을 고백했다.
한편 '오징어게임' 시즌3는 오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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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