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이 지역 비하 및 정치 편향 발언 논란 끝에 결국 유튜브 채널과 SNS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사과와 기부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 잡식공룡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그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전라남도 특정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89.04%의 득표율을 기록한 결과를 캡처해 올리며 “전남 XX 났음 ㅋㅋㅋㅋ”이라는 조롱성 멘트를 덧붙였다. 이어 “전라도에서 80~90% 나오면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해당 게시물이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되자, 잡식공룡은 “라도인임? 긁혔나 보네”라며 한 누리꾼의 지적에도 비아냥으로 대응,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그는 6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표현과 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다”며 “어릴 적부터 환경의 영향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졌고, 경솔한 표현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그는 5·18 기념재단에 500만 원을 기부하고 영수증을 공개했다. “기부가 제 잘못을 없애주는 건 아니다”라며 “말 한마디도 조심하며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그를 향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기부로 면피하려 한다”, “피해자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돈”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고, 광고주들의 ‘손절’도 잇따랐다.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해당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비하와 차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식당 브랜드 역시 “광고 계약으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콘텐츠 삭제와 환불 요청 사실을 공개했다.
결국 잡식공룡은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현재 해당 계정은 접속할 수 없으며, 그동안 업로드됐던 영상과 게시물도 모두 사라진 상태다.
한편 잡식공룡은 18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다. 공룡 캐릭터 의상을 입고 전국 맛집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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