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시리오 포체티노 감독이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 대표팀이 10년 만에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미국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의 프랫 앤 휘트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튀르키예에 1-2로 역전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미국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잭 맥글린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우측에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면서 때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미국은 머지않아 튀르키예에 주도권을 내줬고, 전반 24분 황당한 실수로 동점골을 헌납했다. 조니 카르도주가 박스 안에서 패스를 시도한 것이 아르다 귈러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치명적인 실수였다.
행운의 골을 넣은 튀르키예가 순식간에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전반 27분 역습 기회에서 케렘 아크튀르크올루가 세컨볼을 밀어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미국은 몇 차례나 공을 걷어낼 기회가 있었으나 수비가 허둥지둥대며 실점을 막지 못했다. 경기는 그대로 튀르키예의 승리로 끝났다.

안방에서도 무릎 꿇으며 A매치 3연패의 늪에 빠진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3월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에서 준결승에서 파나마에 충격패했고, 3위 결정전에서도 캐나다에 패했다. 그리고 대회 이후 첫 A매치에서도 튀르키예에 덜미를 잡히며 고개를 떨구게 됐다.
미국이 3연패를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최초다. 당시 미국 사령탑은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기도 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이후 10년 동안 없었던 굴욕을 포체티노 감독이 다시 만든 것.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해 9월 미국 대표팀에 부임했다. 그는 데뷔전에서 파나마를 2-0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첫발을 뗐고,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뒀다. 그러나 CONCACAF 네이션스리그 준결승 탈락에 이어 3연패에 빠지면서 주춤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포체티노 감독이다. 그는 2019년 토트넘에서 경질된 뒤 파리 생제르맹(PSG)과 첼시에서 연달아 실패했다. 미국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커리어가 크게 꺾일 수밖에 없다.

내년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성적이 중요하다. 미국 안방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미국은 최근 세 개 대회에서 모두 16강에 올랐다.
이제 미국의 다음 상대는 스위스다. 미국은 오는 11일 지오디스 파크에서 스위스와 격돌한다. 여기서도 패한다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16일부터 CONCACAF 골드컵에 출전하는 미국으로선 꼭 피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편 미국은 다가오는 9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도 친선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2026 월드컵 본선 무대에 대비해 미국 현지에서 미국,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토트넘 시절 함께했던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이 오랜만에 적으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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