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차기 사령탑으로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을 점찍었다. 이미 물밑 논의가 오고간 만큼 공식 절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간) "다음 토트넘 감독: 프랭크는 토트넘의 제안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브렌트포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프랭크 감독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대체할 유력한 후보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그는 브렌트포드의 허락을 받으면 토트넘과 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브렌트포드는 프랭크가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하고 싶다면 그의 앞길을 막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를 헐값에 놓아줄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곧 공식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스카이 스포츠는 "프랭크는 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을 갖고 있다. 이는 1000만 파운드(약 1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직 공식 오퍼는 없었지만, 곧 토트넘에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프랭크는 토트넘과 대화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ere we go' 멘트로 유명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트넘은 프랭크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하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다음 주에 더 많은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클럽은 곧 현실이 될 거라고 낙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토트넘은 앞으로 며칠 안에 주요 후보인 프랭크와 협상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은 최근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에게도 접근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올랭피크 마르세유에 남기를 원해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이 브렌트포드에서 성공을 북런던에서 재현하길 바라고 있다. 로마노는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브렌트포드와 접촉할 준비를 마쳤다. 그는 브렌트포드 성공의 핵심 인물로 토트넘 내부 논의에서 주요 후보자로 떠올랐다"라고 알렸다.
'트리뷰나' 역시 "브렌트포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0위에 올랐다. 선수 육성을 포함한 프랭크의 인상적인 기록은 요한 랑게 디렉터가 이끄는 토트넘의 유소년 중심 전략과 일치한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앞두고 신속하게 프랭크 선임을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인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7일 "상당한 숙고 끝에 클럽은 포스테코글루가 직무에서 해임되었음을 발표할 수 있다"라며 결별을 발표했다. 원래 계약 기간은 옵션 포함 2027년 여름까지였지만, 2년 빠르게 동행을 끝내기로 택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는 2023년 여름 셀틱에서 구단에 합류한 뒤 경기장에서 변화를 이끌며 클럽의 전통인 공격 축구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달 빌바오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썼다.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할 업적을 남겼다. 그가 2년간 보여준 헌신과 기여에 매우 감사드린다. 포스테코글루는 전설 빌 니콜슨, 키스 버킨쇼와 함께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상 3번째 감독으로 항상 기억될 것"이라고 헌사를 바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 속에서도 언제나 2년 차에 우승했다고 외쳤던 호언장담을 지켰다. 토트넘은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무관 탈출이자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었다. 손흥민도 마침내 커리어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그러자 몇 달 전부터 줄기차게 '포스테코글루 OUT'을 외치던 토트넘 팬심도 바뀌기 시작했다. 영국 현지 매체들 사이에서도 그에게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럼에도 다니엘 레비 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칼을 빼 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린 지 16일 만에 토트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토트넘은 "보드진은 만장일치로 변화가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리는 지난 프리미어리그 66경기에서 승점 78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시즌 최악의 리그 성적으로 절정에 달했다. 때때로 부상과 유럽대항전 우선 순위 때문에 불가피했고, 유로파리그 우승은 클럽의 위대한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우승 때문에 감정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 순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만큼 프리미어리그 성적이 바닥을 쳤다. 토트넘의 최종 성적은 11승 5무 22패, 승점 38. 순위는 클럽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인 17위. 기존 최저 기록은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 기록까지 새로 썼다.
토트넘은 "우리가 내려야 했던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으며, 가볍게 내린 결정도 아니고 성급하게 내린 결정도 아니다. 쉬운 결정이 아니라 앞으로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주기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라며 "우리는 재능 있고 젊은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테코글루는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해줬다.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의 미래가 잘 풀리길 바란다. 그는 항상 집으로 돌아와 환영받을 거다. 새로운 감독 선임 소식은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제 차기 사령탑을 물색 중인 레비 회장과 토트넘 보드진. 큰 이변이 없는 한 덴마크 출신 프랭크 감독이 다음 시즌 토트넘을 지휘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브렌트포드를 안정적으로 지휘 중이며 하부리그를 맴돌던 팀을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안착시키며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프랭크 감독의 성공 비결은 뛰어난 영입 안목과 훌륭한 전술이다. 그는 한정된 예산 속에서도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개혁했고, 경기 중에도 유연하게 포메이션을 바꾸는 등 전술가적인 면모도 자랑한다. 3-5-2 포메이션이나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을 강조하는 만큼 토트넘이 원하는 공격 축구와도 어울릴 수 있다.

토트넘이 프랭크 감독 영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이기 때문.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도 받고 있기에 영입 경쟁이 치열하며 가장 먼저 노렸던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은 본머스와 재계약이 유력하다. 반면 프랭크 감독은 계약에 바이아웃 조항이 있기에 토트넘이 충분히 데려올 수 있다.
토트넘은 이미 프랭크 감독과 앞으로 프로젝트와 여름 이적시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가 빅클럽을 맡아본 경험이 없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그럼에도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숄헤콜 기자는 "프랭크에 대한 유일한 우려는 토트넘만큼 큰 팀이나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유연하다는 점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는 고집이 세지도 않고, 한 가지 방식에만 집착하지도 않으며 브렌트포드에서 훌륭한 일을 해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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